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검토중인 안철수(오른쪽)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가 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후보단일화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에서 포옹하고 있다.이날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대학원장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오늘 존중하는 동료인 박원순 상임이사를 만나 그분의 포부와 의지를 충분히 들었습니다. 저는 서울시장 후보에 나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을 내비쳤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서울시장 출마를 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안 원장은 야권 통합후보로 거론되던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단일후보로 추대하는데 동의한다는 뜻을 6일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이날 오후 4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먼저 회견장에 나타난 안 원장은 "박 상임이사는 시민사회의 새로운 꽃을 피운 분으로, 서울시장직을 더 잘 수행할 수 있는 아름다운 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크다고 알고 있다. 감사하고도 부끄럽다"며 "하지만 그 누구도 국민의 민심을 쉽게 얻을 당연한 권리를 갖고 있지 않고, (국민의 지지는) 저를 위한 것이 아니라 기존 정치권에 대한 변화의 열망 때문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오후 4시 기자회견이 시작된 뒤 10분 정도 지나 회견장에 나타난 박원순 상임이사는 “잠깐의 대화였지만 안철수 교수와의 진심이 서로 통했다. 정치권에선 참으로 보기 어려운 ‘아름다운 합의’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두 사람 모두 서울시장직이든 어떤 자리를 노린다기보다는 좋은 세상·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데 노력하는 사람들이고, 이런 맥락에서 앞으로도 안 교수와 정치적 관계가 아닌 아름다운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과 박 상임이사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시내 모처에 모여 후보 단일화 방안을 논의, 박 상임이사로 후보단일화를 이룬다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박 상임이사는 이날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고(故) 이소선 여사의 빈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상황이 이렇게 됐으니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하며 사실상 단일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4일 안 원장도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박 상임이사 출마설에 대해 “정말로 그분(박 상임이사)이 원하면 그쪽으로 밀어 드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한 바 있다.

두 사람이 이날 후보 단일화에 합의함에 따라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며 서울시장 보선의 구도와 판세가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박 상임이사에 대한 지지율은 5%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낮았지만, 최대 5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보이는 안 원장이 힘을 실어주면서 박 상임이사의 지지율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안 원장의 향후 거취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안 원장은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대에서 한 학기밖에 근무하지 않은 만큼 서울대와의 신의를 위해서도 보다 오래 근무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장 선거는 박 상임이사가, 내년 대통령 선거는 안 원장이 분담해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안 원장은 "서울시장 출마를 고심하느라 다른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 원장은 이번에 정치적 파괴력을 충분히 보여줬다. 향후 안 원장은 대선 주자로 지속적으로 거론될 전망이다.

한편 서울시장 보선 출마를 검토 중인 한명숙 전 총리도 이날 박 상임이사와 만나 야권후보 단일화 문제 등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총리는 야권후보 단일화를 위해 범야권인사들이 모두 참여하는 통합경선을 하자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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