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교수 출신인 곽노현 서울시 교육감이 '공직선거법상 공소시효(公訴時效) 조항'을 잘못 이해한 것이었을까?
곽 교육감이 작년 6월 2일 당선된 후 8개월이나 지난 뒤에 박명기(구속) 서울교대 교수에게 2억원을 전달한 점을 두고 "곽 교육감이 공직선거법상 공소시효 조항을 잘못 이해해 자기 꾀에 스스로 빠진 것 같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작년 5월, 교육감 후보였던 곽노현·박명기 두 사람은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이때 돈 이야기가 오갔고, 올해 곽 교육감은 2억원을 박 교수에 전달했다.
공직선거법 제268조는 ‘이 법에 규정한 죄의 공소시효는 당해 선거일후 6월(선거일 후에 행하여진 범죄는 그 행위가 있는 날부터 6월)을 경과함으로써 완성한다. 다만, 범인이 도피한 때나 범인이 공범 또는 범죄의 증명에 필요한 참고인을 도피시킨 때에는 그 기간은 3년으로 한다’고 규정했다.
즉 교육감 선거가 포함됐던 6·2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범죄는 작년 12월 2일에 공소시효가 만료, 더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 법에선 ‘선거일 후에 행하여진 범죄는 그 행위가 있는 날부터 6월’이라는 단서를 붙였다. 6·2 지방선거 전에 있었던 각종 범죄의 공소시효는 작년 12월 2일로 이미 만료됐지만, 작년 6월 2일 선거일 이후에 발생한 범죄는 그 범죄 행위가 일어난 날로부터 새롭게 6개월을 세기 시작한다는 뜻이다.
검찰에 따르면, 곽 교육감이 박 교수에게 총 2억원의 돈을 전달한 시점은 올 2월부터 4월까지 집중됐다. 선거가 끝난 뒤 8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이 때문에 곽 교육감이 애초 공소시효를 12월 2일까지로 잘못 이해하고 돈 전달 시점을 올 2~4월로 잡은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돈을 전달한 ‘범죄’는 선거와 관련된 것이었다고 하더라도 선거일 이후인 올 2~4월에 걸쳐 이뤄졌기 때문에, 이 날짜를 기준으로 6개월이란 새로운 공소시효가 발생한다. 더구나 곽 교육감의 금품전달 행위는 모두 하나의 범죄혐의로 간주되는 포괄일죄(包括一罪)가 적용되기 때문에 공소시효는 마지막으로 돈을 건넨 4월부터 6개월이 보태진 오는 10월에야 만료된다.
곽 교육감이 당선 직후 “(후보 사퇴 대가로 약속한) 돈을 달라”는 박 교수 측 요구에 “선거법상 공소시효가 남아있어, 이 기간이 만료되면 주겠다”고 지급을 미뤘다는 일부 주장도 나오고 있어, 곽 교육감이 공직선거법 공소시효를 잘못 이해한 게 아니겠느냐는 의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법학교수까지 지낸 곽 교육감이 공소시효를 착각했다는 점이 납득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곽 교육감이 공소시효 만료일인 작년 12월 2일 이후에는 오히려 박 교수에게 돈을 안 주는 게 유리하다는 점까지 알았을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돈을 건네지 않으면, 선거일 후 새로운 범죄 행위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사정에도 불구하고 곽 교육감이 실제로 박 교수에게 돈을 건넨 것은, 그가 언급한 대로 ‘선의의 지원’ 의도가 있었던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