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문고등학교 3학년 박성진군은 2학년 때부터 기계공학과 진학을 결정하고 입학사정관 전형을 목표로 꾸준히 준비해왔다. 카이스트 (KAIST) IP 영재기업인 기본과정과 심화과정을 거쳤고 한성과학고등학교 발명반 이수, 교내 도서부 부장, 1·2학년 학급회장, 3학년 1학기 부회장 등 교내·외 활동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발명반 활동을 하면서 '자동 바람막이 라이터' '고무지우개를 겸한 화이트 보드 지우개' 등 개인 특허를 3개 출원했고 친구들과 함께 단체 특허도 1건 출원했다.

그러나 교내·외 활동에 지나치게 집중한 나머지 내신과 수능성적 관리에 소홀했던 것이 문제였다. 현재 박군의 가장 큰 고민은 수능 모의고사와 내신 모두 성적이 하락세라는 점이다. 1학년 때는 반 1등을 할 만큼 내신(국어 2.0, 수학 1.3, 영어 1.5, 과학 1.0, 합계 1.5등급)이 좋은 편이었지만 2학년 2.2등급, 3학년 2.8등급(이상 국어+영어+수학+과학)으로 점차 떨어졌다. 올해 치른 3번의 모의고사도 언·수·외·탐 표준점수가 3월 488점, 4월 481점, 6월 461점으로 하락했다. 특히 난도가 쉬웠던 6월 모의평가 성적은 언어 2등급, 수리 '가'형 4등급, 외국어 5등급, 과학탐구 2~3등급(화학I 2등급, 생물I 3등급, 지구과학 2등급)이었다. 서울·경기 지역 정시 지원이 어려운 성적이었다.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을수록 박군은 입학사정관제 대비를 위한 비교과 활동에 매진했다. 하지만 지난 입학사정관 전형 결과는 '전패'였다. 김영일 교육 컨설팅 심형섭 팀장은 "입학사정관 전형은 기본적으로 내신을 챙기면서 교내·외 비교과 활동이 이뤄져야지 내신을 방치해서는 결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성진군도 내신을 유지했다면 충분히 성공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영일 교육 컨설팅 심형섭 팀장이 박성진군의 모의고사 및 내신 성적을 토대로 짠 수시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수시 전형을 위해서는 전면적인 전략 수정이 필요했다. 상담 전 박군의 희망 지원대학은 1순위 중앙대, 2순위 경희대·시립대, 3순위 건국대·동국대였다. 그러나 모의수능 및 내신 등을 토대로 정시지원 분석을 해본 결과 목표를 조정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 팀장은 "내신과 수능을 두고 비교할 때 89대 74(백분위)로 내신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있다. 따라서 수시에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수시 전형 중에서도 '내신+최저등급' '내신+논술+최저등급'을 활용하는 일반전형(논술고사)에 초점을 맞춘 지원 전략이 필요하다.

심 팀장은 우선 최저등급 확보를 위한 학습 전략을 짤 것을 주문했다. 현재 2등급 수준을 유지하는 언어 영역의 경우 EBS 교재를 중심으로 유형에 익숙해져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리의 경우 수학I·II, 적분과 통계, 기하와 벡터 등 모든 영역에서 골고루 점수를 올리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영역별로 출제 문항 수가 일정비율로 나오기 때문에 약한 부분은 유보 내지는 과감하게 포기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최고 난도를 버리고 중상 난도 문제를 완벽하게 푸는 것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탐구 영역의 경우도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박군의 경우 지금까지 화학·생물·지구과학을 준비해왔지만, 앞으로는 2과목을 집중 공략하는 것으로 목표를 바꿨다. 5등급인 외국어의 경우 공부한 만큼 성적이 오를 수 있는 과목이기 때문에 남은 기간 반복 학습을 통해 성적을 향상할 수 있는 '듣기' 영역 등을 꾸준히 준비하라고 조언했다.

기존에 입학사정관 전형을 준비했던 만큼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전형에 지원하는 것도 전략이 될 수 있다. 인하대학교 수시1차 학생부우수자전형(최저기준 미적용)은 입학사정관전형으로 진행되므로 기존에 준비한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또 한양대 에리카 1차 학업우수자전형(최저기준 적용)의 경우 1차 학생부 100%, 2차 '1차 성적 20%+서류 80%'로 진행되기 때문에 '면접 없는 입사관전형'에 해당한다. 학업성적우수자 전형의 경우 논술 등의 부담이 없고 추가 모집 등으로 이동이 있을 수 있어 지원해 놓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심형섭 팀장이 권하는 박성진군의 수시 지원전략

·수시 1차: 건국대 논술우수자 전형 기계공학부(18명)·한양대 에리카 학업우수자전형 기계공학과(32명)·국민대 교과성적우수자전형 기계시스템공학부(55명)·서울과학기술대 일반전형(학생부) 컴퓨터공학과(32명)·인하대 학생부우수자전형(입학사정관제) 기계공학부(18명)
·수시 2차(논술): 숭실대 일반전형 기계공학과(40명)·경희대 국제 캠퍼스 일반학생전형2 기계공학과(38명)·인하대 일반우수자전형 기계공학부(22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