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대호 인턴기자] "완전히 샌드위치 됐어".

30일 잠실구장.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둔 한화 이글스 한대화(51) 감독은 원정 덕아웃에서 취재진과 만나 치열한 하위권 순위 다툼에 걱정 어린 눈빛을 드러냈다. 한 감독은 "일단 6등만 되면 얼마나 좋겠냐"면서 올해엔 기필코 탈꼴찌에 성공하고 싶다는 속마음을 내비쳤다. 한화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기에 올 시즌만은 기필코 탈꼴찌에 성공하겠다는 각오다.

시즌 초반 한화의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았다. 3루수 이범호를 놓친데다가 특별한 전력 보강이 없었기에 탈꼴찌만 해도 성공이란 분위기였다. 한화는 우려대로 개막 후 4월 한 달간 6승16패로 승률 2할7푼3리에 머물며 일찌감치 최하위로 쳐졌다.

하지만 한화는 이후 타선의 응집력을 앞세우고 이길 경기는 잡고 질 경기는 과감히 포기하는 등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승리를 쌓아갔다. 그리고 5월 21일 한화는 넥센을 최하위로 밀어내고 고대하던 탈꼴찌에 성공했다.

이후 한 감독은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야왕'에 등극했다. 30일 현재 한화의 팀 성적은 45승 60패 2무 승률 4할2푼9리로 7위에 올라 있다. 비록 4강 싸움에선 약간 멀어졌지만 한화는 두산과 치열하게 6위 다툼을 벌이며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 8월에도 두 팀의 순위는 3번이나 바뀌었다.

두산을 잡고 6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각오를 드러낸 한 감독은 최하위 넥센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30일 경기 전까지 7위 한화와 8위 넥센의 게임차는 2.5경기. 게다가 넥센은 30일 경기 전까지 최근 10경기에서 7승 3패로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던 반면 한화는 최근 10경기 4승 6패로 약간 주춤한 상태. 7위 자리도 위협받고 있다고 느꼈는지 한 감독은 "지금 넥센이 무섭게 올라오니 큰일이네"라고 걱정을 드러냈다.

그리고 30일 경기에서 한 감독의 걱정은 현실이 됐다. 당장 6위 자리를 놓고 다투던 두산에 5-12로 크게 패한 한화는 두산과의 게임차가 1.5경기로 벌어졌다. 게다가 이날 넥센이 광주 KIA전에서 대역전극을 펼치며 8-7로 경기를 뒤집어 승리해 한화와의 게임차를 1.5경기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즉 한화는 6위 두산과 8위 넥센 사이에 위 아래로 1.5경기씩 차이로 정확하게 끼어 있는 형국이다. 이를 두고 한 감독은 "완전히 우리가 샌드위치 됐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일단 잔여 경기는 넥센이 31경기, 한화가 26경기씩 남겨두고 있다. 수도권에 위치한 넥센은 이동거리 면에서 한화보다 낫다. 또한 잔여 대진도 상위권 팀을 최대한 피해 승리를 쌓을 가능성이 더 켜졌다. 한화 역시 크게 부담스러운 잔여경기 일정을 앞두고 있지는 않다. 결국 하위권 싸움은 정면 맞대결에서 갈릴 전망이다. 한화와 넥센은 현재 무려 8번의 맞대결을 더 남겨두고 있다. 치열한 하위권 순위경쟁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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