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일방적으로 몰수를 통보한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재산을 이용해 미국·중국 등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30일 금강산으로 향하는 국제관광단을 태운 만경봉호가 북한 나진항을 떠났고, 미국의 북한 전문 여행사는 현대아산 소유의 금강산 호텔을 이용하는 여행상품을 출시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나선~금강산 시범관광을 위한 국제관광단이 나선시에서 출항식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미국·일본·중국·러시아·유럽에서 온 투자기업인, 관광회사 관계자, 취재기자들이 재일교포 북송(北送)에 쓰였던 선박 '만경봉호'를 타고 나진항을 떠났다는 것이다.

"4박5일 일정의 이 관광은 조선의 동북단 라선시에서 만경봉호를 타고 조선 동해를 유람하면서 금강산에 도착해 그곳에서 세계에 이름난 구룡연과 만물상, 삼일포, 해금강 일대 등을 탐승(探勝)하게 돼 있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이날 만경봉호에 탑승한 국제관광단엔 중국 동북 3성 대표단이 포함됐으며 AP(미국)·이타르타스(러시아)·로이터(영국) 통신과 환구시보(중국)·아사히신문(일본)·봉황TV(홍콩) 등 언론사 기자단이 동행 취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미국의 북한 전문 여행사가 현대아산 소유의 금강산 호텔을 이용하는 관광 상품을 출시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미국 일리노이주에 있는 아시아태평양여행사가 2012년 북한 관광 상품의 하나로 3박4일간의 금강산 여행을 내놓았으며, 여기에 금강산 호텔 숙박이 포함된 것으로 홍보하고 있다.

금강산 호텔은 현대아산 소유로 지난 24일 북한 당국이 한국인 직원을 추방하면서 직접 처분하겠다고 밝힌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자산에 포함된다. 종전엔 외국인 관광객에게 금강산 호텔이 개방되지 않아, 미국·중국 등의 여행사를 통해 금강산을 찾은 외국인들은 원산에 있는 다른 호텔에 머물러 왔다.

정부는 북한이 일방적으로 금강산 호텔을 외국 여행사에 개방하거나 대여하는 것은 남북 간의 협정 위반이고, 우리 국민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에 해당하기에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정부 당국자는 "통일부와 외교통상부 등으로 구성된 정부의 금강산 대책반이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며 "실제 남측 재산을 이용한 관광 계획이 추진되고 있을 경우 각국에 자제 요청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공식입장과는 달리 뾰족한 대응수단이 없어서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국제법에 따라 보상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국제 분쟁으로 번질 경우 오히려 불리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