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국가과도위원회(NTC)가 현상금을 걸고 카다피 추적에 나선 가운데, 영국 최정예 특수부대인 육군공수특전단(SAS)이 그 선봉에 섰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현지 반군으로 위장한 SAS 소속 22연대가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로부터 '카다피 추적' 특명을 받아 반군과 공조해 체포작전을 시작했다고 영국 국방부를 인용해 24일 보도했다.

'사막 전문' 특수부대 떴다

SAS의 이번 특수임무는 지난 반년간 리비아 내전에서 수행한 임무의 연장선상에 있다. SAS는 영국 해외정보국 MI6와 함께 내전이 발발한 2월부터 활동에 들어가 영국 공군과 나토(NATO) 군이 정확한 공습을 할 수 있도록 카다피 정부군의 비행장·공급루트·레이더기지·대공(對空)화기의 소재 등 지상(地上) 정보를 제공했다. 정규군에 비해 전투력이 떨어지는 민간인 출신 반군을 무장·훈련시키면서 영국 정부와 반군 간 소통의 다리를 놓는 일까지 했다.

카다피는 사막이나 산악지대로 숨어들 가능성이 크지만 SAS는 이런 곳에서의 작전에 능하다. SAS는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1년 창설돼 북아프리카에서 독일군 후방에 침투해 리비아 지역 공습을 주도했으며 걸프전에선 이라크 후방 침투 작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선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 추적을 맡았다. 칼부터 소형 핵무기까지 다루는 정예요원들로 구성된 전 세계 특수부대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내전 전엔 카다피군 훈련시켜

SAS는 카다피 측 내부 동향에도 정통하다. 올 초까지만 해도 카다피 정규군 훈련을 맡았기 때문이다. 이는 카다피 정권의 개방정책 이후 영국과 맺은 정치·경제적 동맹에 따른 것이었다. 1988년 리비아가 주도한 팬암기 폭파 사건의 범인이 스코틀랜드의 감옥에 수감돼 있다가 2009년 신병을 이유로 사면돼 본국 송환됐다. 이때 영국과 리비아 간 빅딜설이 제기된 근거로 SAS와 카다피군의 합동훈련 사실이 공개됐다. 영국 내에선 당시 "정부가 리비아의 석유에 눈이 멀어 영혼을 팔았다"는 비판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지난 3월 SAS가 영국 외교관들과 함께 반군 근거지인 벵가지를 방문했다가 영국을 믿지 못한 반군에 의해 이틀간 억류되는 사건이 있었을 정도다.

이번 리비아 내전에서 미 중앙정보국(CIA)이나 프랑스 지젠느(GIGN)도 지상 특수부대 활동을 수행했다. 지상군 투입은 군사개입을 '공습'에 국한한 유엔(UN)결의를 위반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당국들 간에도 서로 쉬쉬했다. 지상군 투입은 카다피 사태가 급변할 경우에 대비해 고급정보를 수집하고 반군과의 유대를 다지기 위한 외교적 고려가 크다. 영국이 이번에 이례적으로 SAS의 특임을 공개한 것은 '화룡점정(카다피 체포)은 우리가 맡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