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011년 서울시 예산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민주당이 주도하는 서울시의회는 시에 주요 복지 관련 예산을 전년보다 1685억원 늘려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33% 증가한 규모다. 분야별로는 보육 환경 개선이나 여성 복지 등에 95억원, 공공근로나 사회적 기업 발굴, 근로자 복지에 180억원, 노인 복지·장애인 보조·국가 예방 접종 등에 555억원, 친환경 무상급식 695억원, 서민 주거 안정에 160억원 등을 인상 요청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시의회와 예산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친환경 무상급식 예산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결국 다른 복지 관련 예산도 집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복지 예산이야 많을수록 좋겠지만 재정 여건을 감안해 배정해야 한다"며 "시의회가 요구한 항목 중 장애인 활동 보조나 예방 접종 등은 그동안 충분히 예산을 내주고 있었는데 무리하게 늘려달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번에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사실상 시의회 승리·서울시 패배로 끝나면서 앞으로 시가 시의회 요청을 거부할 동력을 잃게 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으로 시의원들이 선심성 복지 예산을 빗발치게 요구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시 예산 20조6107억원 중 용도가 정해진 금액을 뺀 가용(可用) 예산은 2571억원. 서울시 고위 간부는 "복지 예산 증액 요구가 거세고 이를 막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면 다른 분야 예산을 줄여 복지 분야에 다 넘겨야 할 수 있다"며 "이러면 서울시 장기 발전 전략은 전혀 짤 수 없다"고 말했다. 김용석 서울시의원(한나라당)은 "당장 내년 중학교 무상급식도 3개 학년 전부에 할 돈이 없는데 복지 예산을 무조건 늘려야 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시의회 민주당 측은 "낭비성 예산을 줄여 효율적으로 운용하면 이 정도는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태도다. 경제성이 불투명하거나 급하지 않은 한강예술섬(406억원)과 서해뱃길 사업(752억원) 예산 투입을 나중으로 미루고, 지나치게 많은 도시브랜드 해외마케팅 예산을 233억원에서 96억원으로 줄이는 등 예산을 절감하려는 노력을 통해 복지 예산을 얼마든지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