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윤가이 기자] 회를 거듭할수록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흥미진진한 전개와 애절한 로맨스로 수목극의 왕좌를 차지한 KBS 특별기획드라마 '공주의 남자'(극본 조정주, 김욱 연출 김정민, 박현석)가 드라마 인기만큼이나 배경음악도 인기몰이를 하고 있어 화제다.

배경음악은 KBS '굿바이 솔로', '한성별곡', '대왕세종' 등 다수의 작품에서 최고의 OST를 선보였던 이지용 음악 감독이 참여, 드라마 초반부터 신선하고 감각적인 곡들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아왔다

때론 설레고, 때론 긴박하며, 극한의 냉온을 오가는 '공주의 남자' 속에서 적재적소에 흐르는 배경음악들이, 로맨스에는 애절함을 더하고 피도 눈물도 없는 ‘아버지들의 세상’에는 그 긴박함과 긴장감을 더해 드라마의 몰입도를 배가시킨다는 평.

1. 강한운명의 느낌을 전하는 이탈리아어 가사

오프닝 곡 Vola와 극 중 갈등이 고조될 때마다 긴장감과 몰입도를 절정으로 끌어올려주는 ‘Destino(운명)’라는 곡은 비장하고 장엄한 분위기와 특이한 이탈리어 가사로 시청자들을 압도, BGM이 나올 때마다 시청자들을 소름 돋게 하는 ‘레전드 BGM'으로 극찬 받고 있다.

이에 이지용 음악감독은 “슬픈 사랑의 테마가 주를 이루지만 신파적인 감정보다는 비장미를 담고 싶어 고민 하다가 이탈리아어로 된 노래를 생각하게 되었다. Vola는 타이틀이면서 클라이막스에 해당하는 곡이기 때문에 강한 인상을 주고 싶어 발음 하나하나 교정을 하면서 현지 사람이 들어도 전혀 문제없을 만큼 언어전달에 신경을 쓴 곡이다. 반면 Destino(운명)는 이탈리아어 가사 중 ‘destino'라는 단어를 미국식 발음으로 바꿔 불러 강한 운명의 느낌을 안타까운 뉘앙스로 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2. 기존과 다른 시도! 두 개의 팀으로 편성된 오케스트라

배경음악은 거의 모든 곡에 오케스트라가 참여한 것은 물론,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형식을 취해 눈길을 모은다. 오케스트라를 두 개의 팀으로 편성, 첫 번째 팀이 연주한 것과 두 번째 팀이 연주한 것을 합쳐서 더욱 풍부한 느낌의 음악을 담아냈다고.

이에 이지용 음악감독은 “여느 작업에 비해 많은 시간이 필요했지만 그만큼 사운드에 충실한 작업이었기에 흡족하다”며 '공주의 남자의 웅장하고 장엄한 배경음악에 대해 전했다.

3. 국악기와 서양악기의 절묘한 만남

배경음악이 눈길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국악기와 서양악기의 절묘한 만남이 빚어낸 슬프도록 아름다운 선율 때문.

이는 국악기 해금과 서양악기 ‘우드’와 ‘아이리쉬 휘슬’의 조화가 만들어 낸 것으로 가야금 색을 내기 위해 사용한 ‘우드’는 기타처럼 생긴 아라비아와 터키의 대표적 현악기로 소리는 가야금과 비슷하지만 보다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했다고. 또한 아이리쉬 휘슬은 동양적인 소리를 내면서도 국악 음계의 범주를 넘어설 수 있는 악기로, 이러한 국악기와 서양악기의 절묘한 만남은 사극 속 현대적 감정을 담아낼 수 있었다.

4, 한편의 시로 완성되는 제목들

배경음악들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곡의 제목들만 한데 이으면 한 편의 ‘시’가 완성된다는 것. ‘공남’의 BGM들의 제목을 이어보면 “돌이킬 수 없는, 운명, 끝내, 다시 사랑할 이여, 꽃물, 아련한 기다림에, 갈 수 없는 사랑, 바람을 모아, 그리움 지고, 날아, 그대에게 가 닿으리”라는 한 문장으로 이어져 마치 ‘유령커플’의 운명을 넘어선 안타까운 로맨스를 담은 시를 연상케 해 누리꾼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이에 이지용 음악 감독은 “네티즌이 제목으로 작문한 시를 보며 즐거워했다. 그런 일을 예측하지는 못했지만 제목에 공을 들이긴 했다. 일반적으로 곡 제목은 작곡가 혹은 작사가가 짓는데, 사극 장르다 보니 트렌디한 제목보다는 시를 읽는 듯 한 느낌을 전하고 싶어 이번 앨범에서는 연극, 뮤지컬 등 극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민영 작가에게 의뢰를 했다. 제목으로 시 한편이 완성된 걸 보면 김민영 작가의 그런 의도가 잘 맞아 떨어 진 것 같다”고 전했다.

5, 그네씬의 바로 그 곡 '그대에게 가 닿으리'

이처럼 어느 곡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공주의 남자' 명품 배경음악 중에서도 이지용 음악 감독이 꼽은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그대에게 가 닿으리’. 이 곡은 예정된 인연처럼 서로에게 이끌리는 세령(문채원 분)과 승유(박시후 분)의 사랑을 표현할 때 주로 사용되는데, 특히 명장면으로 손꼽히는 승유-세령의 ‘그네씬’에서 빛을 발한 곡.

이지용 음악감독은 “곡 작업을 시작할 때 작품의 컨셉을 잡고 곡을 쓰기 시작하는데, 이번 작업에서는 그 단계에 많은 시간을 보냈고, 가장 먼저 세상에 나온 곡이 바로 ‘그대에게 가 닿으리’다. 이 곡은 마치 세령과 승유의 사랑처럼 운명적인 만남인 것 같다”고 전했다.

누리꾼들은 ‘공남은 배경음악까지 고퀄리티’, ‘배경음악 덕에 몰입도 더욱 상승, 레전드다’, ‘음악이 눈물샘을 더욱 자극 한다’, ‘연출+배경음악+연기 나무랄 데가 없는 완벽한 작품’, 등의 반응을 보여 '공주의 남자' 배경음악의 폭발적인 인기를 실감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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