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폴리 남부 요새 '바브 알아지지야(Bab al-Aziziyah)'는 카다피 측의 저항 본부 역할을 해왔다. 22일 밤 반군이 물밀듯 밀려들자 정부군은 요새 바깥을 탱크와 장갑차 수십대로 둘러싸고 건물 위에 저격수를 배치했다. 카다피군은 요새 진입을 시도하는 반군을 엄청난 규모의 폭격과 조준사격 등으로 저지하며 사수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반군은 나토의 공습을 등에 업고 23일부터 대대적인 공세를 펼쳤고 마침내 카다피 관저에서 나온 카다피 명의의 문서와 도장 등을 바브 알아지지야 진입 성공의 증거로 제시하기도 했다.바브 알아지지야 서쪽 문을 통과해 내부로 반군들은 방을 샅샅이 뒤지며 카다피와 그 가족들을 찾았고 인근 주민들도 근처로 몰려와 반군의 수색을 도우며 환호했다. 하지만 반군은 카다피의 소재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카다피는 지하 벙커에 숨어 있거나 외부로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카다피가 1970년대부터 관저로 사용해 온 이 요새는 6㎢의 면적에 콘크리트 외벽을 세 겹 둘러친 '철옹성'이었다. 카다피에게 충성을 맹세한 대대급 부대가 상주하며, 리비아 내 모든 통신망을 제어할 수 있는 지휘 통제실이 있다. 지난 5월 나토(NATO)군의 맹폭으로 지상 시설이 많이 무너졌지만, 지하에 설치한 벙커 수십개는 핵무기 공격에도 끄떡없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트리폴리 탈출이 불가피한 위급 상황에 대비해 기지 바로 옆에는 트리폴리 공항으로 직행하는 고속도로가 깔려 있다. 하지만 이 요새도 반군의 끈질긴 공세 로 뚫리기 시작한 것이다.
카다피 지지 세력은 바브 알아지지야 외에도 23일 트리폴리 곳곳에서 항전을 다짐했다. 반군이 '순교자의 광장'이라고 개명한 녹색광장, '카다피의 입' 역할을 해온 리비아 국영TV 주변에서도 산발적인 교전이 이어졌다. 특히 트리폴리 시내 곳곳에 배치돼 있는 카다피군 저격수들은 반군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알자지라 방송은 카다피군 상당수가 트리폴리를 떠나 도주했지만 일부 매복 공격조가 저항을 지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비아 국영TV 여성 아나운서는 21일 밤 방송에서 왼손으로 총기를 흔들며 "우리는 모두 순교할 준비가 돼 있다"고 호언했다.
22일 카다피의 고향 시르테에서는 정부군이 반군을 향해 스커드미사일 세 발을 발사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카다피군은 탄도미사일을 모두 240대 보유하고 있으며 그중 '스커드B'는 사거리가 30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르테는 아직 카다피군이 장악하고 있다. AP는 "반군의 우세는 확실하지만 카다피의 저항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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