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호지문이 활짝 열린다. 오래된 마루 위로 빛이 쏟아진다. 창 밖 늙은 소나무가 열린 문을 액자 삼아 불쑥 눈앞에 들이닥친다. "찰칵" 셔터 소리가 정적을 깨자 풍경은 오롯이 흑백사진 속에 담긴다. 사진가 주명덕(71)의 1980년작 '강릉 선교장'이다.
다음 달 25일까지 서울 통의동 대림미술관에서 개인전 'My Motherland(나의 모국)―비록 아무것도 없을지라도'를 여는 주명덕은 1966년 혼혈고아들을 찍은 '홀트씨 고아원'전을 열어 '한국 1세대 다큐멘터리 사진가'라는 별칭을 얻었다. 그 이후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오대산 너와집, 정화수를 떠 놓고 비는 할머니 등 산업화의 물결에 떠밀려 언젠가 사라질 '한국적인 것'들을 찍었다.
이번 전시에는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찍은 흑백사진 140점을 내놓았다. 1974년 전북 완주군 동상면에서 하교하는 초등학생 7명의 해맑은 웃음을 포착한 '1974 완주'는 이번 전시작 중 작가가 가장 마음에 들어하는 사진이다. 주명덕은 "그전까지 우리나라 아이들을 찍은 사진은 궁상맞았다. 나는 이 사진이 밝고 건강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촌스럽지 않게 담아낸 첫 사진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02)720-06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