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 마늘밭 돈다발' 사건보도를 접한 뒤 이웃집에도 돈다발이 있을 것이라고 착각한 40대 남성이 이웃집을 털려다 덜미를 잡힌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22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에 사는 최모(48)씨 지난 4월 언론을 통해 '김제 마늘밭 돈다발' 사건을 접했다. 이 사건은 50대 남성이 자신의 마늘밭에 110억원의 불법 도박자금을 묻었다가 적발된 건이다.

최씨는 문득 같은 아파트에 사는 박모(43)씨가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서 많은 돈을 모았다고 자랑하던 것이 생각났다.

최씨는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자 박씨의 행동이 수상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박씨가 자신의 아파트 모든 유리창에 방범창을 설치하고 장기간 집을 비웠던 것. 이에 최씨는 박씨가 집에 거액의 돈뭉치를 숨겨놓았고 도박 관련 범죄 사실로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 외국에 도주해 있을 것이라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평소 알고 지내던 강모(54)씨와 함께 5월13일 대낮에 '거사'를 치렀다. 최씨 등은 열쇠수리공을 불러 "언니 집인데 문을 따달라"고 해 박씨의 집에 침입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막상 집에 들어가 보니 기대하던 돈뭉치는 보이지 않았다. 최씨 등은 결국 빈 손으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경찰 조사결과 박씨는 친척에게 집 관리를 부탁한 뒤 가족들과 함께 외국에서 체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지난 17일 최씨 등 6명을 검거, 특수절도미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