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심장병과의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했다."

햄버거와 스테이크 등 육류를 즐겼던 빌 클린턴(65) 전 대통령이 채식주의자가 됐다. 단순히 고기만 먹지 않는 게 아니라 유제품과 계란에도 손을 대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자인 비건(vegan)이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18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퇴임 후 두 차례 심장수술을 받았지만 그 후에도 심혈관 질환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며 "고기를 완전히 끊고 채소와 콩 위주의 식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식습관 개선을 "배가 빙산에 부딪혀 난파하기 전에 방향을 전환한 것"이라고 비유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의 다이어트 전쟁은 백악관 입성 직후 시작됐다. 몸무게가 지속적으로 늘자 당시 퍼스트레이디였던 힐러리 클린턴 현 국무장관이 1993년 주치의 딘 오니시 박사와 함께 대통령을 위한 건강식단을 짰다. 스테이크 대신 콩으로 만든 버거와 야채를 곁들인 연어, 볶은 야채와 두부 등이 식탁에 올랐다. 그러나 기름진 음식을 좋아했던 클린턴 대통령은 치즈를 얹은 햄버거를 사 먹기 위해 몰래 백악관을 빠져나갔다.

결국 두 번째 임기 후반기인 1997~ 1999년에는 몸무게가 8㎏ 이상 불었다. 힐러리는 훗날 "백악관 생활 8년 내내 남편의 다이어트가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고 회고했다.

클린턴은 퇴임 후인 2004년 첫 심장수술을 받았다. 9월 자서전 홍보행사를 끝내고 귀가하던 길에 가슴통증과 호흡곤란을 일으켜 수술대에 올랐다. 클린턴은 CNN 인터뷰에서 "13세 때의 체중인 84㎏까지 줄이는 것이 요즘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