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프랑스, 금융거래세 제안
- 영국·네덜란드 "유럽에서만 부과하는 건 옳지 않아"

유럽에서 금융 거래세 도입에 대한 반발 여론이 거세다고 주요 외신들이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지난 16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금융거래세 부과안이 포함된 재정위기 해소 방침을 발표한 가운데, 유럽 금융시장연합은 "금융 서비스 업계가 과세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 연합에는 도이치뱅크, BNP파리바 등 대형 은행들이 속해있다.

영국은행협회(BBA)의 브라이언 마이어스 대변인도 "세금을 부과하면 결국 고객에게 비용으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면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영국 정부는 금융거래세가 27개 유럽연합(EU) 회원국에 적용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프랑스, 독일과의 충돌에 대비하고 있다.

독일 내부에서의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독일증권거래소는 "금융거래세는 금융 시장의 투명성과 안정성 제고에 적합하지 않은 조처"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9월 유럽 재무장관들은 금융거래세 도입에 합의하는 데 실패했었다. 영국을 중심으로 반발이 거셌기 때문이다. 이날 스웨덴 네덜란드 정부도 금융거래세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영국과 네덜란드는 만약 금융거래세가 도입된다면 주요 20개국(G20) 차원에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영국 재무부는 "어떤 금융거래세든 전 세계적으로 적용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세금을 매기지 않는 곳으로 자금이 쏠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 재무부도 같은 이유를 들며 "우리는 글로벌 차원에서 금융거래세가 도입돼야 한다고 누차 밝혀왔다"고 밝혔다.

유럽집행위원회(EC)는 오는 11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이전까지 금융거래세 내용을 확정하고 경제적 영향을 평가할 방침이다. EC 대변인은 "올가을에 금융거래서 입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거래세 도입을 실행에 옮기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EU의 과세안은 모든 회원국의 찬성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금융거래세가 통과될 가능성이 낮은 것이다. 오리엘 증권의 마이크 트리핏 연구원은 ""이 세금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명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독일과 프랑스의) 발언은 정치적 수사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이런 세금이 부과되면 바클레이즈, 스탠다드차타드, HSBC 등은 런던에 있는 본사를 옮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코틀랜드왕립은행에 따르면, EU가 금융거래세를 부과하면 약 2000억유로(2900억달러) 규모의 세금을 징수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6월 조제 마누엘 두랑 바호주 EC 집행위원장은 금융거래세가 EU의 예산 확충에 쓰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토빈이 지난 1971년에 제안해 '토빈세'라고도 불리는 금융거래세는 단기성 외환거래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급격한 자금 유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