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형씨(왼쪽), 김하수씨

경북 코오롱인더스트리(주) 구미공장 예방정비 1팀 이동형(51) 작업반장의 고향 마을(구미시 고아읍)에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전기가 들어왔다. 사람들은 마을에 한 대 있는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며 울고 웃었다. 라디오가 너무 신기했던 이 반장은 그때 '전기·전자를 배워보고 싶다'는 마음을 먹고 구미전자공고에 입학했다. 군대를 다녀온 후 25살에 코오롱에 입사한 이 반장은 지금까지 26년간 줄곧 생산설비 현장에서 일했다. 휴일에는 기술 자격증 공부를 했다. 이렇게 쌓은 기술력을 인정받아 작년에는 전기기기 분야 '대한민국 명장(名匠)'에 선정됐다.

김하수(54) 삼성전자㈜ 상무이사 역시 전문계고(高)인 금오공고와 창원기능대학을 졸업하고 삼성전자에 입사해 29년간 산업현장에서 뛰었다. 금형(金型)기술 분야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납기일을 81%나 단축시키는 혁신을 일으켰다. 전문계고와 기능대학을 나와 글로벌 기업 임원이 됐다.

기술자로서 땀 흘려온 이들이 명예박사 학위를 받게 됐다. 정치인·CEO 등 사회적으로 알려진 인사가 아닌, 전문계고 출신 기능인이 명예박사를 받는 것은 드문 경우다.

경북 구미에 있는 금오공과대학교는 17일 "학력과 사회적인 지위, 명성을 배제하고 오로지 산업 현장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면서 성공한 두 분에게 19일 후기학위수여식에서 최고의 학위인 명예박사를 수여하겠다"고 밝혔다. 금오공대 우형식 총장은 "두 분은 70년대 조국 근대화의 기수로서 바닥부터 출발해 최고의 위치에 오른 기능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