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경강 지류 2.8㎞의 익산천은 악취 나는 오니의 개울이었다. 왕궁축산단지에서 배출되는 축산폐수가 걸러지지 못하고 흘러 내렸다. 비가 오면 상류 주교저수지에 쌓인 축분이 둥둥 떠내려가다가 개울 언저리에 쌓였다. 왕궁축산단지에 가축분뇨처리장이 있었으나 방류수가 기준치를 수십 배나 넘겼다. 11만 마리의 돼지를 기르는 200여 농가는 만경강과 주변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오명과 수치를 수십년간 견뎌야 했다.
왕궁축산단지가 마침내 축산분뇨를 제어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 지난 6월 말 축산분뇨처리장 기능 보강을 마친 뒤 정상 가동을 앞두고 시험 가동 중이다. 전북도와 익산시는 16일 "지난 7월 11일 이후 이곳 방류수 평균 수질이 BOD 13.9PPM, COD 37.9PPM으로 다른 오염 기준 항목들과 함께 법적 기준(BOD 30, COD 50PPM)을 충족시켰다"고 말했다. 시험 가동에서는 이곳 축산분뇨(600여t)의 절반(300여t)을 처리했으나 도와 시는 점차 양을 늘려 9월부터 그 전량을 처리할 예정이다.
왕궁축산단지에는 74억원이 투자돼 지난 1997년 축산폐수처리장이 완성됐으나 그 기능을 다하지 못했다. BOD 5000PPM 안팎의 축산폐수는 정화해도 기준치의 수십배에 이르렀다. 애초부터 잘못된 설계 때문이었다. 정부는 유입수를 전(前)처리하는 시설을 갖추는 등 사업에 100억원 가까운 돈을 투자했으나 결과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이곳 처리장 보강은 가축분뇨 처리시스템을 관로유입식에서 수거식으로 바꾸고, 고도처리시설을 갖추는 사업이었다. 처리장 안에는 대형 탱크들로 이뤄진 첨단설비인 고온호기성소화조(高溫好氣性消化槽·SAB)와 고성능집적반응기(HCR)가 시설돼 수거된 분뇨를 2단계에 걸쳐 미생물로 분해한다. 방류수는 숯으로 걸러 내보내고 고형 성분은 유기질 비료로 가공한다.
보강된 처리장이 정상 가동을 앞두면서 전북도와 익산시는 이곳 주민들과 지난 11일 수질개선 협약을 맺었다. 도와 시는 이 마을의 환경개선을 위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주민들은 분뇨 수거와 처리에 자율적으로 협력한다는 약속이었다. 정부와 도, 시는 2015년까지 1159억원을 들여 이 마을 축사를 매입, 바이오 순환림을 조성하고 간이양로시설을 설치하는 등 환경개선 종합대책을 벌이겠다고 작년 7월 발표했었다.
도와 시는 보강된 가축분뇨처리장 준공을 앞두고 익산천 및 주교저수지를 생태하천으로 복원하기 위한 설계에 돌입했다. 현업 및 휴폐업 축사 52만㎡를 매입, 순환림을 조성하는 사업도 연차적으로 진행한다. 정부는 2016년이면 이곳 축산 규모가 3분의 1쯤으로 적정화되고 악취도 크게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왕궁축산단지의 만경강 및 새만금 오염 부하량은 각각 3.6~2%에 이른다고 보고돼 왔다. 도는 이곳 환경개선을 끝내면 만경강 오염 부하량이 1.1%로 줄면서 축사를 동반한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인권 논란'까지 빚었던 이 마을 삶의 질이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또 왕궁면 일원에 예정된 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도 탄력을 받으리란 기대다.
2008년부터 기능 보강에 사업비 563억원이 투자된 왕궁축산폐수처리장은 시험 가동 초기 방류수 수질이 기준치의 최고 17배를 초과, 주민들을 안타깝게 했다. 섭씨 65도에 이르는 SAB 탱크의 유출수가 HCR 탱크의 유용미생물을 사멸시키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사업자인 뉴워터㈜가 두 탱크 사이 관로와 HCR탱크에 냉각시설을 추가했다. 7월 중순 이후 방류수 수질은 법적 기준은 물론 업체 보증 기준(BOD 24, COD 40PPM)도 충족시키고 있다.
김광휘 도 새만금환경녹지국장은 "왕궁축산단지 환경개선이 새만금 개발과 지역 발전의 새 전기가 되도록 주민과 긴밀히 협력, 처리장의 안정된 가동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