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유럽 재정위기 악화로 글로벌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헤지펀드의 원유 투자가 최근 8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15일(이하 현지시각) 보고서를 통해 "지난 9일 기준으로 헤지펀드들이 투자한 원유 선물 순매수 포지션이 전주에 비해 11% 감소하면서 지난해 11월 23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헤지펀드들이 브렌트유가 상승할 것이라는 데 대한 베팅을 49%까지 줄였다"며 "헤지펀드들이 앞다퉈 원유에 대한 베팅을 줄이면서 원유 선물 가격은 10개월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에서 미국의 신용등급마저 한 단계 강등되면서 원유를 포함한 주요 원자재에 대한 투자심리가 크게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뉴욕 BNP파리바은행의 상품선물브로커인 톰 벤츠는 "선진국들의 재정 악화로 글로벌 경기가 침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며 "이로 인해 원자재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상품선물 시장에서 매도 움직임이 거세다"고 말했다.

지난 5일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사상 최초로 'AAA'에서 'AA+'로 한 단계 내리면서 원자재 가격은 하락해 왔다. 그리스에 이어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의 재정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점도 원자재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원자재 가격의 하락 폭은 주식 등 다른 자산보다 더 컸다. 지난 5일 S&P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 발표 이후 9일까지 1주일간 다우존스 지수가 5.3% 떨어지는 동안 S&P GSCI(골드만삭스 원자재가격지수)는 10% 하락했다.

지난 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원유 가격은 배럴당 85.38달러에 마감해 전주에 비해 9.2% 하락했다. 지난 9일 원유 선물가격은 79.30달러로 마감하며 지난해 9월 29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카고 MF 글로벌홀딩스의 한 상품투자전략가는 "원유를 포함한 주요 원자재 가격이 S&P의 신용평가에 밀접하게 반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