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우표 수집을 위해 북한을 방문했다가 행방불명된 네덜란드 우표수집상이 북한 관영 신문과 북한 체제를 찬양하는 인터뷰를 가졌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2일 보도했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시(市)에서 우표수집상을 하는 빌름 판 데르 베일(59)씨는 지난 6일 발행된 북한 관영 영문 신문 '평양타임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의 훌륭한 국민 선거제도에 감명을 받았다"며 "북한은 모든 시민이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인터뷰는 베일씨가 북한의 한 투표소를 방문한 직후인 지난달 25일 이뤄졌다. 북한은 지난달 24일 지방인민회의 대의원을 뽑는 선거를 실시해 99.97%의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베일씨는 북한 우표 및 선전선동 미술품 등을 구매하기 위해 지금까지 20여 차례 북한을 방문했다. 이번에도 지난달 17일 북한을 방문해 지난달 30일 귀국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귀국 비행기에 오르지 않은 채 연락이 두절돼 그의 가족들이 지난 3일 실종 신고를 냈다.

네덜란드 정부는 서울의 주한 네덜란드대사관과 스위스 베른의 북한대사관을 통해 그의 신변 안전 확인을 요청했으나 북한의 공식 답변을 듣지 못하고 있었다.

평양타임스가 그의 인터뷰를 실은 것은 북한 당국이 '생존 사인'을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다. 네덜란드 북한 전문가 렘코 브로이커 라이덴대학 교수는 "인터뷰 기사는 북한 당국이 그를 불온한 외국인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라고 말했다.

그러나 네덜란드 NWR 라디오방송은 인터뷰가 오래전 이뤄진 것이어서 그가 살아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는 시각도 함께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