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프로농구(NBA)의 새 노사협약이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구단주 그룹은 지난시즌 기준으로만 3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봤다며 지금 이 상태로는 절대 새 시즌을 맞을 수 없을 거라고 배수의 진을 쳐놨다.
돈도 돈이지만 NBA 시장에서 이른바 빅마켓과 스몰마켓의 '부익부 빈익빈'이 갈수록 심화돼 이에 따른 선수편중이 시장구조 자체를 흔들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모두가 공멸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특히 최근 몇 년간 흥행의 열쇠를 쥔 스타플레이어들이 한곳으로 집중되는 현상은 다수인 스몰마켓 구단주들을 단단히 화나게 했다.
'하드캡 도입'의 정당성
결국 구단주들이 관철시키고자 하는 바는 한 가지다. 샐러리캡(연봉상한제)의 본래 취지를 되살리겠다는 것이다.
즉 여러 예외조항으로 인해 사실상 샐러리캡의 도입취지를 무력화시키는 현재의 '소프트캡' 형태가 아닌 딱 정해진 연봉상한선을 절대로 넘길 수 없는 '하드캡'의 도입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지난시즌 각 구단 샐러리캡은 5,800만달러였지만 소프트캡 하에서는 여러 예외조항을 이용해 부자구단들이 얼마든지 돈을 더 들여 스타들을 끌어 모을 수 있었다.
르브론 제임스,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바쉬 등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3인방이 마이애미 히트에서 한꺼번에 뭉칠 수 있게 된 배경이다.
그러나 하드캡이 도입되면 그러고 싶어도 그러지 못한다. 어떤 선수라도 자신의 몸값을 시장가격보다 대폭 깎아가면서까지 우승을 간절히 바란다며 한데 뭉치는 일은 벌어지지 못하게 돼있다.
한해 5,800만달러로는 위의 세 선수 몸값도 제대로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경우 셋 중 최소 1명에서 2명 이상이 절반 이하의 금액에 도장을 찍어야 하는데 아무리 우승이 목말라도 제 살을 깎아가며 뛰겠다는 선수는 생길 리 만무하다.
고래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
따라서 스타플레이어들의 편중현상이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고 스타를 안정적으로 보유할 수 있게 되는 스몰마켓 구단들이 그들을 바탕으로 성적을 내고 장사 또한 제대로 할 수 있을 거라는 논리다.
반면 NBA 선수노조 입장에서는 하드캡 도입만큼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고 맞설 수밖에 없다.
하드캡이 적용되면 스타선수들의 몸값 인플레이션이 한순간에 푹 꺼지게 돼 선수권익을 지켜야 할 그들로서는 물러설 데가 없다. 구단주들이야 적자를 보든 말든 이미 올라간 몸값을 최소한 현상유지라도 해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선수노조는 선수 전체의 권익을 대변해야 한다는 점에서 일부 스타들의 돈줄을 지키기 위해 대다수 선수들의 생계를 담보로 하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의견도 있다.
직장폐쇄가 길어지면 질수록 결국 손해를 보는 건 대다수의 선량한 선수들이다. 스타들이야 안 되면 거액을 받고 외국으로 나가면 그만이지만 다른 선수들은 그러지를 못한다.
구단주와 선수노조 양측이 팽팽한 평행선만 내달리면서 결국 NBA는 파행을 넘어 새 시즌 개막마저 힘들어지는 형국이다. 이름 없는 대다수 선수들의 등만 터지는 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