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태풍 '무이파'가 제주지역에 국지성 물폭탄을 쏟아부었지만 제주시 도심 하천변에 설치된 저류지가 침수 피해를 막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9일 제주시에 따르면 지난 6~7일 태풍 '무이파'가 제주를 강타하면서 한라산 윗세오름 일대에 630㎜, 관음사 550㎜, 노형동 523㎜, 진달래밭 458㎜, 제주시청 인근에 328㎜ 등 기록적인 집중호우가 내렸다.

이로 인해 제주시 도심 하천인 한천, 병문천, 산지천 등의 하류 지역은 교량 바로 밑까지 수위가 높아져 범람 위기 일보직전이었다. 그런데 하천 범람과 시가지 침수 피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은 것은 이들 하천 상류 지역에 설치된 11개소의 저류지였다.

지난 7일 오전 11시쯤 한라산을 비롯 중산간 지역에 250㎜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지며 한천과 병문천, 산지천 하류의 하천 수위가 급격히 올라갔다. 이때 제주시는 한천 1·2저류지와 병문천 2저류지 등의 수문을 단계별로 개방, 저류지로 빗물을 유입시키면서 하천 수위를 조절했다. 특히 한라산과 중산간 지역의 빗물이 도심 하천으로 집중적으로 쏟아져 내려오는 오후 2시를 정점으로 하천들이 범람 위기에 놓이자 도심 4대 하천에 설치된 11개 저류지의 수문을 일제히 열었다. 엄청나게 불어나는 도심 4대 하천의 빗물을 저류지로 끌어들여 하천 범람을 막은 것이다.

제주시 한천 1·2 저류지와 병문천 1·2·3·4 저류지, 산지천 1·2·3 저류지, 독사천 1·2 저류지 등 11개 저류지의 저류용량은 160만7000t 규모다. 적재 용량 20t인 대형 유조차량 8만350대를 가득 채울 수 있는 분량의 빗물을 저류지에 가둔 것이다.

2007년 9월 16~17일 제주를 강타했던 태풍 '나리' 당시 하천이 범람하면서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것과는 달리 엄청난 국지성 호우에도 전혀 침수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태풍 '나리' 때는 관음사 542㎜, 노형 445㎜, 제주시내 82㎜ 등의 집중호우로 제주시내 도심지 일대가 물바다로 변하면서 사망 12명, 중상 10명 등 22명의 인명피해와 928억원에 달하는 재산피해가 발생했었다. 이후 제주도와 제주시는 2008년부터 지난 7월까지 모두 811억원의 사업비를 투입, 11개의 저류지 사업을 완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