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상을 따라 북상(北上)한 제9호 태풍 '무이파'의 영향으로 8일 오전까지 서울 등 수도권 일대에 '순간 최대 풍속'(순간적으로 획 불었을 때의 최대 풍속)이 초속 30m 이상인 강풍과 시간당 30㎜ 이상의 강한 비가 내릴 것이라고 기상청이 7일 예보했다. 특히 수도권을 포함한 서쪽 지방 모두가 태풍 이동 경로의 오른쪽인 '위험 반경'에 있어 강풍과 호우 피해가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수도권 일대의 강풍은 8일 오전 6~9시 사이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여 출근길에 비상이 걸렸다.
기상청은 "태풍 무이파가 8일 오전 6시쯤에는 백령도 남서쪽 약 200㎞ 부근 해상에 도착하면서 서울 등 수도권 일대가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 것"이라며 "가로수·신호등·간판 등 시설물 추락과 축대 붕괴, 산사태, 저지대 침수 피해 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7일 오후 10시 현재 전남 목포 서쪽 240㎞ 해상에 다다른 무이파는 초속 34m의 '강한 태풍' 세력을 유지한 채 시속 24㎞로 북진해 8일 오후 6시쯤에는 북한 신의주 서쪽 약 160㎞ 육상에 상륙한 뒤 북동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김승배 대변인은 "이번 태풍이 작년 수도권을 강타한 '곤파스'처럼 한반도에 상륙하지는 않지만 강풍 반경(半徑)이 400㎞ 안팎에 이를 만큼 넓어 수도권에 피해가 잇따를 수 있다"며 "특히 8일 오전까지 서해안 곳곳에서 바닷물이 범람하고 파도가 방파제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7일 오전부터 태풍 영향권에 든 제주도에는 이날 오후 10시 현재 299㎜의 많은 비가 내려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23년 이후 8월 강수량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남 홍도에선 7일 오후 3시쯤 순간 최대 풍속이 초속 46.4m에 이르는 강풍이 휘몰아쳤다. 작년 수도권을 강타한 태풍 '곤파스'의 순간 최대 풍속 기록은 초속 52.4m였다. 8일에도 경기도·충청도·전라도의 서쪽 지방을 중심으로 강풍과 함께 시간당 30~50㎜ 이상 집중호우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태풍 '무이파'가 제주도 서귀포 서쪽 약 220㎞까지 근접한 7일 오후 3시쯤 제주에 순간 최대 초속 38m의 강풍이 불어 제주 전 지역에서 2만여 가구가 10분~1시간가량 정전됐다. 서귀포시 성읍민속마을에서는 수령 600년 된 팽나무(천연기념물 제161호)가 밑동부터 부러지면서 조선시대 관아인 일관헌을 덮쳐 건물이 무너졌다. 오전 8시 55분 이후 제주와 다른 지방을 연결하는 항공편 250여편이 결항해 관광객 3만여명의 발이 묶였다.
전남에서는 이날 오후 5시 40분쯤 완도군 고금면 덕동리 선착장에서 김모(75)씨가 1t짜리 배를 정박하다가 파도에 휩쓸려 실종된 지 1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광주·전남 지역 11만3000가구에서 정전이 발생했다가 긴급 복구됐다. 전북의 모든 국립공원과 해수욕장 9곳, 새만금방조제 출입도 전면 통제됐다.
이날 밤 9시 24분쯤에는 대전 용운동 한 교회 십자가 종탑이 강풍에 떨어지면서 인근 고압선을 덮쳐 이 일대 340여 가구가 정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