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유럽국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그리스·아일랜드 등 주변국에서 시작된 국가재정위기가 유로존 중심국가인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 번지는 상황에서 미국 신용 등급 강등은 유로존 위기를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로존 중앙은행 총재들이 회동을 갖는 등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유로존 국가들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다.
◆ 美 강등 소식에 긴급회동 갖는 유로존
7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들은 파리시간으로 이날 오후 6시(우리 시각 8일 새벽 1시) 콘퍼런스 콜을 갖고 유로존 위기에 대한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따라 최근 더욱 나빠지고 있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각각 유로존 지역의 3위와 4위 경제 대국으로 양 국가가 무너졌을 때 유로존 전체에 미치는 파급력은 매우 크다. 미국발 초대형 악재에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무너질 경우 세계 금융시장의 연쇄 붕괴 또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미 주요 7개국(G7) 재무 당국자들과 주요 20개국(G20) 재무당국자들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소식이 나온 후 콘퍼런스콜을 갖고 긴급 협의를 진행했다고 주요 외신들은 보도했다. 유로존 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국가들의 공조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닉 코니스 ABN 암로 거시경제수석 연구원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은 모두를 요동치게 하고 있다”며 “유럽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위험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이 세계의 기축통화를 갖고 있는 나라인 점에서 문제는 더 심각하다”고 덧붙였다.
◆ 이탈리아 스페인 국채 시장 불안 심화
미국 신용등급 하락 이전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여왔던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채 금리는 디폴트(국가부도) 수준이라는 7%에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6일(현지시각)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6.08%로 이번 주초 5.87%에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5일에는 1997년 이후 최고치인 6.40%를 기록하기도 했다.
스페인 국채 금리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스페인 국채 10년물의 금리(수익률)는 0.25%포인트 하락한 6.04%를 기록했다. 이는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스페인 정부가 유로존 중심부로 퍼지는 위기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금융시장에서는 국채수익률이 7%에 이르게 되면 해당 국가가 채무를 감당할 수 없는 ‘디폴트(국가부도)’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본다. 실제로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은 국채수익률이 7% 넘어선 이후 구제금융을 신청한 바 있다.
◆ ECB의 이탈리아 국채 매입 주목
시장은 8일 열리는 국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ECB가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 매입에 나서겠다고 알려지면서 ECB의 개입이 어떤 효과를 가져오는지에 따라 유로존 위기의 향방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 5일 성명을 통해 예정보다 1년 앞선 2013년까지 이탈리아는 균형재정을 달성할 것이며 이를 위한 다양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탈리아 정부의 긴축 재정 의지에 ECB는 18주 만에 이탈리아 국채 매입하고 나설 예정이다. ECB의 루크 코언 이사는 “유로존 재정 적자국가들에 대한 확실한 조치가 취해진다면 ECB는 이들 국가의 채권을 더 많이 살 용의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와 함께 G7 재무장관 회담도 제시했다. 이를 통해 ECB의 이탈리아 국채매입 재개 이후 시장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