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명 넘는 인터넷 이용자에게 물었어요. 포털 스스로가 음란·선정물이나 성인광고를 알아서 삭제해주길 원하더군요."

17일 열리는 교육과학기술부 주최 국제청소년학술대회에 한국의 유학생과 고등학생들이 함께 작성한 논문이 본선에 올랐다. '인터넷 성인광고 및 선정적 기사에 관한 인식 조사연구'라는 제목의 영어 논문이다. 시민단체 '인폴루션 제로'(대표 박유현)의 학생 회원들이다. '인폴루션'은 정보(information)와 공해(pollution)의 합성어. 인터넷에 떠도는 온갖 유해 정보를 없애가자는 운동이다.

거짓정보·음란물·폭력물·악플 같은 인터넷공해 추방운동에 나선 유학생과 고등학생들이 국립과천과학관에 모였다. 왼쪽 다섯 번째가 '인폴루션' 박유현 대표.

미국 조지워싱턴대 이승권, 브라운대 정유리, 워싱턴대(세인트루이스) 김성호, 그리고 홍콩과기대 김진수씨가 이번 설문의 대학생 주역이다. 방학이나 휴학기간을 활용해 고등학생 회원들과 함께 작업했다. 특히 통계 작성과 번역에 힘을 보탰다.

이승권씨는 "응답자의 90% 이상이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인터넷 공해는 차단해야 한다고 답했다"며 "그런데 60%가 '안타깝지만 개인적으로는 속수무책'이란 반응이었다"고 했다. 이들은 결국 '깨끗한 인터넷'을 만들려면 이용자 스스로 힘을 합쳐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고 했다.

한영외고 김보명, 대원외고 최지혜·김소정양과 중동고 박경민군도 참여했다. 김소정양은 "아주 어릴 때 인터넷 성인광고를 보고 충격받았는데, 시간이 흘러도 전혀 나아지지 않아 안타까웠다"고 했다. "설문을 만들어 인터넷에 띄우고, 결과를 보고서로 작성하는 것까지 해봤어요. 공교롭게 마감이 중간고사 이틀 전이어서 친구들과 밤새워가며 메신저를 이용해 완성했죠."

이 대학·고등학생들은 지난 2일부터 31일까지 예정으로 국립과천과학관에서 개막한 '한국인터넷드림단과 함께하는 iZ 히어로 대모험' 디지털 체험전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어린이에게 폭력·음란물 등 정보공해의 위험을 알리고 바른 인터넷과 게임사용 습관을 배우게 하는 전시다. 이들은 친구들에게 문자메시지로 지원을 요청했고, 무려 80명이 현장 안내봉사자로 나타났다.

대학생들은 "인터넷 공해 문제에 관심 가진 각국 대학생과 교류하며 음란물·폭력게임·악성댓글을 없애 보겠다"고 했다. 고등학생들은 "우린 일단 전국 초·중·고등학교마다 동아리를 만들어 캠페인에 나서도록 권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