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시가 유료도로인 북구 국우터널을 내년 8월부터 무료화하기로 방침을 정하자, 또 다른 유료도로인 범안로(수성구 범물동~동구 율하동)의 무료화 요구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범안로는 수성구 지산·범물지역과 동구 안심지역을 연결하는 민자도로로, 1683억원의 민간자본이 투자돼 지난 2002년부터 유료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대구시는 통행량 추산 오류 등으로 지난해까지 모두 870여억원의 운영적자를 보전해 주고 있다.
이에 대해 이진훈 수성구청장은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구시가 의지가 있다면 무료화가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여의치 않으면 지산·범물 택지개발 지역 내 주민들에 한해서라도 요금을 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식적인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선 것이다.
이 구청장은 "지산·범물지역 주민들은 1993년 택지개발 당시 주변도로 개설비로 234억원을 부담했었다. 그런데도 민자도로라는 이유로 이 주민들에게 요금을 받는 것은 이중부과"라면서 "대구시가 연간 10억원만 보조하면 무료화는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범안로는 오는 2026년까지 3500억원에 달하는 재정지원금을 지급해야 하고, 여기에 운영관리비 350억원, 통행료 1000억원 등 모두 4850억원이 더 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또 계약 당시 이자율이 9.28%로 높게 책정돼 있어 민간사업자의 수익률이 9.28%가 되지 않으면 부족한 만큼을 대구시가 지원해야 할 형편이다.
이 구청장은 이런 상황을 해결할 해법을 제시했다. "범안로 운영권을 대구도시공사가 사들이라"는 것이다. 채권발행 등을 통해 이자율을 5% 이하로 낮춘 뒤 10년 동안 나눠 갚는 방식을 택한다면 통행료 무료화가 가능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도시공사가 사업권을 사들이면 현재 방식보다 무려 1000억원 이상 아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대구시는 '돈이 없다, 방법이 없다'고만 할 게 아니라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해 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의회와 수성구의회 등도 수년 동안 범안로 재정지원금 문제 등을 거론하며 일부 구간의 무료화 또는 운영권 환수 등을 요구해 왔었다.
그러나 대구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대구시측은 "민간사업자와 계약한 통행료 징수기간이 15년이나 남아 있어 사업자의 동의 없이 무료화가 불가능하고, 대구시의 재정 여건상으로도 불가능한 이야기"라면서 "앞으로 4차 순환로 개통, 혁신도시 건설 등으로 통행량이 늘어나면 대구시의 재정지원금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