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안젤리나 졸리(36)가 30일(현지시각) 사라예보 영화제(Sarajevo Film Festival)에서 명예상(Honorary Heart of Sarajevo)을 수상했다.

졸리의 감독 데뷔작 ‘랜드 오브 블러드 앤 허니(The Land of Blood and Honey)’에 출연했던 자나 마자노빅이 이날 행사에서 졸리를 관중에게 소개하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졸리는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가 그칠 줄 모르자 감격 때문에 눈물이 고이기도 했다.

졸리가 유난히 감동을 받은 이유는 영화 ‘랜드 오브 블러드 앤 허니’의 제작과정에서 있었던 현지 주민들과의 마찰을 생생히 기억하기 때문이다.

90년대 보스니아 전쟁을 배경으로 무슬림 여인과 세르비아 군인 사이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 이 영화는 현지 여성전쟁피해자 단체들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일으켰으며 당시 제작 자체가 무산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었다.

여성피해자단체(Women Victims of War)는 지난 해 11월 UN에 진정서를 보내 “졸리의 영화가 우리에게 입힐 피해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졸리가 보스니아 전쟁에 대해 무지하며 전쟁 피해자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려 한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또 졸리의 영화가 세르비아 강간범과 피해 여성 사이의 관계를 사랑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이는 고통을 당한 보스니아 여성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항의했다.

하지만 졸리와 제작사는 현지인들을 설득하며 촬영지를 헝가리로 옮기는 등 우여곡절 끝에 촬영을 계속할 수 있었다.

한편 이날 연인 브래드 피트(47)와 함께 레드카펫을 밟은 졸리는 “보스니아를 사랑한다”고 말하고 “이 곳에서 영화를 만들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들 모두가 내게는 소중한 사람들이다”라고 감격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