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품질 조사업체인 제이디파워(JD Power)가 최근 발표한 '2011 상품성 만족도' 조사에서 현대자동차의 에쿠스가 BMW 7시리즈, 아우디 A8, 벤츠 S클래스, 렉서스 LS 같은 쟁쟁한 브랜드들을 모두 제치고 대형 고급차 부문 1위에 올랐다. 신차 구매 후 3개월이 지난 고객을 대상으로 한 '상품성 만족도' 조사에서 에쿠스는 1000점 만점에 904점을 얻어 전체 조사대상 234개 차종 중에서 가장 좋은 점수를 받았다.

에쿠스는 95개 항목 중 특히 외관 디자인과 트렁크 공간, 오디오·내비게이션 시스템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 YF쏘나타와 기아차 K5(현지명 옵티마)는 중형차 부문 2위와 3위, 쏘울은 소형다목적 차량 부문 2위, 투싼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부문 3위에 올랐다.

그동안 현대차의 베르나, 아반떼, 제네시스 등이 소형차와 중형차 부문에서 1위에 오른 적은 몇 번 있지만 대형고급차 부문에서 정상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이디파워 조사에서는 그동안 BMW, 벤츠, 렉서스가 돌아가며 1위를 해왔다. 이들 외에 1위를 차지한 것은 현대차가 처음이다.

현대차는 1986년 미국 시장에 엑셀을 처음 수출한 뒤 한동안 '일회용 차'라거나 '바퀴 달린 깡통'이라는 비웃음을 받았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품질이 떨어지는 싸구려 자동차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랬던 현대차가 꾸준히 품질 개선 노력을 거듭한 끝에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최고 평가를 받기에 이른 것은 대견한 일이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지난 5월 처음으로 점유율 10%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는 연비(燃費)와 가속력을 비롯한 자동차의 기계적인 성능을 더 높여나가는 것이 과제다. 현대차 전체의 브랜드 이미지도 아직 15위에 머물러 있어 한 번 더 분발할 필요가 있다. 현대차가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전기자동차 같은 미래의 친환경차 시장을 선두에서 열어갈 수 있도록 연구개발(R&D)과 투자를 계속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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