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2월 17일 차세대 나이스(NEIS·교육행정정보시스템) 구축 계획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사용자 편의성이 향상되고, 교사의 업무 경감이 이루어지며, 학생·학부모·졸업생의 만족도가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여러 가지로 나뉘어 있던 교육 행정업무를 통합하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 교사와 학생들을 편하게 해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지난 3월 차세대 나이스가 개통되자마자 나이스 업무를 맡은 교과부 산하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는 하루에도 수백건의 민원이 접수됐다. "너무 복잡하다.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단순한 문의부터 "자꾸 '점검 중'이란 메시지가 뜬다", "학생 전학 처리가 안 된다"는 심각한 민원이 쏟아졌다.
정보원은 기존 인력으로 민원을 해결하지 못해 4월엔 개발업체인 삼성SDS에 추가로 9명을 더 투입 요청했고, 월 평균 개발자 총 43명이 나이스 업무에 매달렸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학기말 성적 입력기간인 이달 11일 서울·경기지역 교사들이 분통을 터트리는 일이 발생했다. 나이스에 접속이 아예 안 되거나 속도가 너무 느려 업무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일부 고3 수험생은 재외국민전형 등 수시 원서를 제출해야 하는데 나이스 접속이 안 돼 학교와 정보원 측에 항의를 하기도 했다. 정보원 측은 "서울·경기지역에 학교·학생이 너무 많아 업무에 과부하가 걸렸다. 2~3일 만에 시스템을 고쳤다"고 해명했다.
당시 교과부 관계자는 "새로 시스템을 도입하면 1년간은 각종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재발 안 하도록 최대한 조치하겠다"고 했다. 이로부터 8일 뒤인 22일 교과부는 나이스 기말고사 성적 처리 과정에 오류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시스템 오류로 전국 2만9007명 고등학생의 기말고사 석차가 잘못됐고, 2416명은 등급까지 바뀌게 됐다는 것이다.
나이스의 오류사태로 학생과 학부모·교사들의 불안감이 확산된 25일 교과부 관계자는 "1차적 책임은 개발자에 있고, 2차적 책임은 한국교육학술정보원, 3차적 책임은 교과부에 있다"고 했고, 한국교육학술정보원장이 이날 사의를 표명했다.
교과부는 입학사정관제를 강화하기 위해 올해 대입 수시 전형을 작년보다 한 달 앞당겨 8월 1일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올해 3월부터 이미 징조가 나타났던 나이스 프로그램의 문제는 소홀히 해 결국 대규모 성적 오류사태가 발생했다.
나이스에 제자들의 등수가 잘못 매겨져 있는 사실을 발견한 몇몇 교사들의 신고가 없었더라면 나이스 사태는 대학 입시 전형이 진행되는 와중에 불거졌을 수 있다. 2012학년도 1학기가 시작된 뒤에야 오류가 발견돼 학생들의 합격이 취소되거나 시험을 다시 보는 상황을 생각하면 끔찍하다. 교과부가 1차 책임, 2차 책임 운운할 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