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조선일보DB

최근 유명 연예인 주민등록번호가 인터넷에 무더기로 노출되는 등 개인정보 유출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개인정보 유출 관련 신고만 10만건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SBS가 25일 보도했다.

SBS에 따르면 한때 구글 검색창에 사단법인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라는 단체 이름과 가수 이효리의 이름을 함께 넣어 검색하면, 이름과 함께 성별을 나타내는 한 자리만을 제외한 주민등록번호 12자리가 나타났다.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는 국내 가수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저작권법상의 권리를 위탁 관리하는 단체이다. 같은 방법으로 검색하면 원로 가수 이미자조용필, 이승철의 주민등록번호도 찾을 수 있으며, 인기 남성 아이돌 그룹 2PM의 태국계 멤버 닉쿤의 외국인등록번호와 최근 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노래를 발표한 개그맨 유재석의 주민등록번호도 알 수 있다고 SBS는 전했다. 이 단체에 등록된 가수와 음악인 4600여명의 개인정보가 노출된 것이다.

주민등록번호의 유출은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주민등록번호에는 생년월일, 성별, 주민등록 발급 지역 등의 정보가 포함돼 있는데다, 주민등록번호만 있으면 인터넷 사이트를 맘대로 드나들면서 개인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는 즉각 회원정보 검색이 불가능하도록 조치하였으며, “최근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가 일시적으로 유출됐다”고 해명했다.

한편 SBS는 올해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된 신고가 10만건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2009년 3만 5000건, 지난해 5만 3000건이 접수됐다. 이중 연간 2000여건 이상은 해킹이 아닌 단순한 정보 관리 소홀로 유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BS에 따르면 가수 아이비의 경우 지난해 번지점프를 하고 받은 수료증이 그대로 방송에 나가면서 주민등록번호가 유출됐다. 포털사이트 아이디까지 해킹당한 아이비는 자신의 개인정보를 인터넷에 유포한 네티즌과 법정다툼까지 벌였다.

지난 3월부터 공공기관들이 발행문서에 주민등록번호를 써 넣지 않기로 하는 등 개인정보 유출 보호장치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관리가 소홀한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으므로 검증되지 않은 사이트에는 가입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SBS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