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택시 사납금(社納金)제를 폐지하고 '시계(市界)할증 요금'을 부활하는 등 택시 서비스를 개선하기 위한 '서울택시개혁 종합대책'을 20일 발표했다. 서울시민의 대중교통 이용 중 택시 비중은 대략 6.2%로, 하루 50만~60만명이 택시를 이용하고 있다.

불친절과 횡포의 근원인 사납금제 폐지하고 월급제로

서울시가 내놓은 종합대책 중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사납금제를 없애고 월급제(운송수입금전액관리제)를 정착시키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지난 1997년 운송수입금전액관리제가 시작됐지만 서울시내 255개 택시 업체 중 5개 업체를 빼놓고는 사실상 사납금제를 실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시 조사에 따르면 사납금제에 따라 택시 운전자는 회사로부터 매달 평균 95만~115만원의 기본급을 받고 하루 평균 10만6000원 정도를 회사에 납부해왔다. 택시 운전자들은 사납금을 내고 나머지 돈은 개인이 가져갔다.

서울 강남역 사거리에서 심야 택시승차거부를 단속하고 있는 서울시 단속요원들. 서울시는 20일 택시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사납금제 폐지와 시계할증요금 부활 등을 골자로 하는‘택시 개혁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서울시는 택시 운전자들이 사납금을 채우려고 난폭 운전을 하고 승차 거부를 해왔다며 월급제를 통해 이를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현재 같은 사납금제에서는 택시 운전자 수입이 평균 161만6000원이지만 월급제가 되면 197만3000원 정도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금까지 택시 업체는 "사납금제가 아니면 게으른 기사들을 관리할 수 없다"며 반대해왔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택시 안에 설치된 GPS와 디지털 기록 장치만 잘 활용·통합 관리해도 근무 상황을 체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장정우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은 "12월부터 운송수입금전액관리제를 본격적으로 단속하겠다"며 법을 고의로 지키지 않는 택시 업체는 면허를 취소하는 '원스트라이크아웃(one strike out)'제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계할증요금 부활해 심야 승차 거부 없앤다

서울시는 그동안 끊임없이 민원이 제기된 시계할증요금을 부활해 심야 승객의 불편을 없애기로 했다. 시계할증요금제는 서울 택시가 경기도로 갈 때 요금의 20%를 더 받는 제도로, 1982년 심야 통행금지 폐지 이후 수도권 시민의 귀가를 돕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서울시는 2009년 6월 택시요금을 1900원에서 2400원으로 인상하면서 시계할증요금제를 폐지했고, 이후 택시의 승차 거부가 속출했다.

서울시는 또 카드 수수료를 2012년까지 현재의 2.1%에서 1.95%로 인하해 유가 인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택시 업체의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택시 업체는 불만, 승객과 운전자들은 환영

서울시의 택시 종합대책에 업체들은 불만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택시 운전자들은 대체적으로 환영했다. 택시회사 대표 김모(52)씨는 "기존 임금 방식으로 잘 하던 것을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바꾸려 한다"며 "월급제가 일단 법에 정해져 있고 서울시에서 결정한만큼 따라야겠지만 적절한 지원책이 있어야 운영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택시 운전 19년째인 박모(53)씨는 "택시 기사들은 그동안 학자금 등 복지 혜택이 거의 없어진 상황에서 월급제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4년째 택시를 몰고 있다는 최모(38)씨는 시계할증요금 부활에 대해 "심야에는 길이 잘 뚫린 일산은 몰라도 안양이나 분당 같은 곳에 가면 대부분 빈 차로 나온다"며 "시계할증요금을 살린 건 잘했다"고 평가했다. 김금복(46·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씨는 "택시가 사납금 때문에 문제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기사들도 생활이 안정되면 난폭 운전이 줄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