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가 올해 초 병가를 낸 뒤 애플 이사회에서 후계구도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 전했다.

이 같은 논의는 애플 이사회 멤버 일부와 헤드헌터 몇명, IT기업 대표가 모인 자리에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임은 전체 이사회를 대표하는 공식 만남은 아니었고 구체적으로 차기 CEO 후보를 거론하는 자리도 아니었다고 한다. 잡스는 이 같은 논의가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WSJ(월스트리트저널)에 지난 18일 이메일을 통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지난 1월 잡스가 병가에서 돌아온 지 2년 만에 병명도 알리지 않고 또다시 회사를 떠나자, 일부 주주들을 중심으로 후계자 선출 계획을 공개하라는 요구가 거세졌다. 잡스가 돌아오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높아지자 애플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이사회 입장에서 이 같은 요구에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잡스의 동의 없이 이사회에서 차기 CEO를 추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애플 이사회는 스티브 잡스를 포함해 7명으로 구성되는데, 나머지 멤버를 사실상 잡스가 직접 뽑기 때문이다. 애플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누가 잡스의 뒤를 이을 것인지는 잡스가 CEO직 사퇴를 결심하거나 이사회에서 그가 더 이상 CEO직을 맡을 수 없다고 결정해야만 알 수 있다”고 말했다고 WSJ이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