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애진씨.

"국세청 핵심부서로 꼽히는 조사국에 발령받았으니 정말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17일 단행된 국세청 사무관급 인사에서 본청 조사국에 배치된 여성 전애진(33·행시 46회)씨는 "기쁘다"는 말을 연발했다. 국세청에서 '금녀(禁女) 부서'로 유명한 조사국에 당당하게 입성했기 때문이다.

전 사무관은 본청 조사국에 배치된 여성 사무관으로는 2007년 국제조사과에 들어간 오미순 사무관(34·행시 48회)에 이어 두 번째다. 하지만 세무조사 핵심 업무를 맡기로는 처음이다. 그가 일할 국세청 조사국 조사1과는 기업 특별 세무조사를 지휘하는 핵심 중의 핵심 부서로, 조사 업무에 밝은 남성들이 독점해왔다. 조직에 대한 남다른 충성심이 요구되고, 야근을 밥 먹듯 해야 하기 때문에 체력도 좋아야 한다. 그는 "내가 원해서 간 부서인 만큼 체력도 잘 다지고 배우는 자세로 끈질기게 일하겠다"고 말했다.

전 사무관이 조사 분야에서 일한 경력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도 이번 인사는 파격에 속한다. 지금까지 국세청 조사국 조사1·2과는 대부분 조사 경력이 5년 넘는 남성 베테랑들로 채워져 왔다.

전 사무관은 이화여대 행정학과(96학번)를 나와 2004년부터 국세청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김해세무서 납세자보호과장, 수원세무서 세원관리2과장, 남대문세무서 징세과장을 거친 뒤 2006년에는 행정자치부 혁신컨설팅단에 파견돼 1년간 일했다. 당시 부처별 혁신계획 수립 등의 과제를 잘 수행해 행자부장관 표창도 받았다. 국세청 관계자는 "아마 이현동 청장이 그때부터 전 사무관의 능력을 눈여겨봤고, 그 평가가 이번 인사에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전씨는 미국 에모리대학에서 MBA 과정을 마치고 지난달 귀국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조직 내 영향력이 특히 큰 조사 분야에서 여성 관리자가 많이 배출되면 여성이 본청 조사국장에 오를 날도 머지않아 올 것"이라고 말했다. 국세청 본청에는 전 사무관과 행시 동기인 전지현 사무관(36)이 국제조세관리관실에서 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