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유한킴벌리 홈페이지 캡처화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유한킴벌리 건물은 매주 수요일 오후 6시에 15분 동안 모든 전원을 차단한다. 컴퓨터·프린터도 쓸 수 없다. 전 직원이 정시에 퇴근하라는 것이다. 이 회사는 가급적 회식도 줄이고 야근을 억제해 애를 키우는 직원들이 좀 더 많은 육아 시간을 갖도록 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여서 지난해 유한킴벌리 직원들의 출산율은 1.84명으로 우리나라 평균(1.22명)보다 훨씬 높다.

네 살짜리 아이를 둔 유한킴벌리 직원 유선의(34)씨는 아침 7시 30분에 출근해 오후 4시 30분에 퇴근하는 '유연 근무제'를 하고 있다. 유씨는 "자율적으로 일찍 출근해 일찍 퇴근해도 동료들이 지원해준다"며 "회식도 두 달에 한 번 정도여서 아이 키우는 데 큰 부담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정시 퇴근에 대한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고, 생산성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어서 정시 퇴근제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야근과 회식을 피하기 위해 근무시간을 조정해주는 기업도 있다. 대웅제약은 직원의 육아를 돕기 위해 자녀가 다섯 살이 될 때까지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하고 있다. 회의와 업무보고 등을 위해 일주일에 1~2번만 출근하면 된다. 대신 급여의 80%를 받는다. 4년간 재택근무를 한 현모씨는 "아이를 돌보면서 일을 할 수 있어 좋았다"며 "눈치 보는 일 없이 스스로 하루 업무 목표를 정해 일했기 때문에 효율이 더 높았다"고 말했다.

한미파슨스의 경우 만 3세 미만의 영아를 둔 여직원에게는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도록 탄력근무제를 실시하고, SK이노베이션은 지난 5월부터 모든 사원들을 대상으로 '9시 출근, 6시 퇴근'으로 정해져 있던 근무제도를 바꿔, 팀별 사정에 맞춰 출퇴근 시간에 관계없이 하루 8시간(점심시간 1시간 제외) 근무를 하도록 했다.

일부 외국계 기업의 경우 부서별로 회식을 잡을 경우 최소 2주 전에 통보하는 규칙을 만들어 육아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