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 혐의로 수사를 받던 고용노동부 공무원이 경찰서로 담당 수사관을 찾아가 "수사를 무마해달라"며 현금 30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네다 현행범으로 체포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6일 경찰에 따르면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산업안전과 감독관 박모(6급)씨는 지난 1월 14일 서울 남대문경찰서를 찾아가 고용노동부 공무원들의 뇌물 수수 사건을 담당하는 수사관에게 "잠깐 얘기 좀 하자"며 불러내 300만원이 든 봉투를 주려다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남대문경찰서는 작년 12월부터 박씨 등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산업안전과 직원 7명(5급 1명, 6급 4명, 7급 2명)이 업체들로부터 갖가지 명목으로 접대와 금품을 받는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 중이었다. 경찰은 박씨가 돈 봉투를 건넨 이틀 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압수수색을 시행하는 등 수사 강도를 높였다고 밝혔다.

압수수색 도중 한 직원의 책상 서랍에서 거액이 든 봉투 다발을 발견했지만, 이 직원은 "지난주 자식이 결혼해 축의금을 받은 것"이라고 주장해 수사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각 지방노동청 감독관들은 기업 직원들이 건강 검진을 받지 않은 것에 대해 시정조치를 내리거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제재를 할 수 있는 권한을 앞세워 골프 접대와 금품 등을 받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건강 검진을 받지 않은 직원 1명당 기업이 내야 하는 과태료는 20만원이다.

경찰은 수사 대상에 오른 7명과 지난달 28일 이채필 고용노동부장관이 3500여만원 뇌물을 받은 혐의로 고발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과장(5급)까지 총 8명을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