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장교와 사병들이 군부대 내에서 한국 영화와 TV 드라마를 시청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최근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류(韓流) 영화와 드라마가 북한 군대의 내무반을 점령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왕래가 잦은 베이징의 한 대북 소식통은 4일 "지난해부터 올 상반기에 걸쳐 북한군 내에서 한국 영화와 TV 시청 사례가 잇달아 발생해 북한 군부가 전군(全軍)을 대상으로 제국주의 문화 침투 방지를 위한 대대적인 사상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또 북·중 국경지대에서는 한 장교가 북한산 포르노를 제작해 중국으로 내다 팔다 적발되는 등 북한 군의 기강과 규율이 급속히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 장교가 포르노물 직접 제작
북한군은 이번 사상 교육에서 대표적인 문제 사례로 군부대 내의 한국 영화·드라마 시청을 제시했다고 한다. 한 북한군 장교는 집에서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시청하다 이를 녹화해 같은 부대 병사들이 막사 내에서 돌려보도록 했다가 북한군 당국에 체포됐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또 휴전선에 가까운 한 일선 부대에서는 장교와 사병들이 집단으로 한국 TV를 시청하고 소형 라디오로 대북 방송을 듣다가 적발되기도 했다. 대북 방송을 듣고 한국의 대북정책과 민주주의 선거 등을 동료들에게 설명했다가 체포된 장교도 있었다고 한다.
군 장교가 북한 여성을 동원해 직접 포르노를 제작했다가 적발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동북지역의 한 대북 소식통은 "북·중 국경지대에 근무하는 한 장교가 서방 포르노물을 보고 20~30대 북한 여성을 모집해 직접 포르노를 제작해 중국 쪽에 내다 팔았다가 적발됐다고 한다"면서 "이 장교는 '혁명의 준엄한 심판(처형)'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 지도부 내 대책회의에서 "제국주의자들의 사상문화적 침투를 짓뭉개기 위해 강한 투쟁을 벌였는데 별다른 성과 없이 군대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언급까지 있었다는 증언도 나온다.
◆화폐 개혁 이후 경제난이 주요인
북한군의 군기문란 현상은 2009년 말 화폐 개혁 이후 경제난이 주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화폐 개혁이 실패로 돌아간 이후 민간으로부터 식량 공출이 어려워지면서 북한 군부대 내 식량난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베이징의 한 중국측 북한 전문가는 "북한이 지난해 당대표자대회를 거치며 선군(先軍)정치에서 당 중심으로 권력구조를 전환하면서 군의 자원 배분권이 약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