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총리실에 내부 단속을 하는 감사관실을 두라고 요구함에 따라 직전 감사원장인 김황식 총리가 난처해졌다.
감사원은 지난달 14일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일부 개정하겠다는 입법예고를 했다. "총리실을 중앙행정기관(중앙부처)에 포함해 처음으로 이 법의 적용을 받도록 하겠다"고 한 것이다. 총리실이 중앙행정기관에 포함돼 공공감사법의 적용을 받게 되면 총리실은 즉각 내부에 감사관실을 설치해야 한다. 감사원이 총리실 '내부 사정'을 수시로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에 총리실 관계자들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고 있다. 한 관계자는 "총리실은 중앙부처를 지휘·감독하는 기관인 만큼 일반 중앙부처로 취급하는 것은 총리실의 특수성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했다. 일반 중앙부처와 '부처 위의 부처'인 총리실이 같을 순 없단 논리다.
하지만 감사원은 강경한 입장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내부 감찰을 강화하자는 것인데 총리실이라고 예외가 될 순 없다"며 "총리실이 내부 감사를 할 수 있었다면 '민간인 사찰' 사건도 발생하지 않았을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총리는 어느 쪽도 편들 수 없어 곤란하다는 입장을 주변 사람들에게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리는 지난해 10월 감사원장 퇴임식에서 눈물을 흘릴 만큼 감사원에 대한 '애정'도 각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과 총리실은 김 총리의 '의중(意中)'을 놓고 정반대의 해석을 하고 있다. 감사원 관계자는 "김 총리도 감사원의 추진안에 긍정적인 것으로 안다"고 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총리실은 타 부처와 달리 인·허가권도 없기 때문에 감사 '수요'가 거의 없다는 것을 총리도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