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도 이제 '한국문학'이 아니라 '문학'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유력 출판사인 갈리마르의 세계문학전집 가운데 하나로 포함되거나(김훈 '칼의노래'), 쇠이유 문고본(오정희 '새')으로 우리 소설이 출간되고 있거든요. 문학을 번역하는 사람으로서 뿌듯함과 성취감을 느낍니다."(최미경)
3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문학번역원이 주최한 한국문학번역상과 번역신인상 시상식이 열렸다. 작가 신경숙씨가 최근 감사를 표했듯, '엄마를 부탁해'가 미국과 유럽에서 거둔 성과의 한쪽에는 번역원이나 대산재단 등의 노력이 깔려 있다. 한국문학 전문번역을 활성화하고 신진 번역가를 발굴하는 이날의 시상식 역시 그 가운데 하나다.
대상은 황석영 '심청'을 프랑스어로 공동번역한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최미경(46) 교수와 주한 프랑스대사관 전 문화참사 장 노엘 주테(66)가 받았다. 주테씨는 "대사관에 30년 넘게 근무하면서 한국과 한국문학을 짝사랑해왔다"면서 "힘이 넘치고 모험적 글쓰기를 즐기는 한국문학은 심리주의에 갇혀 몸을 사리는 서구문학의 창문을 열고 새로운 공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했다.
이날 김영하의 '검은꽃'을 독일어로 공동번역한 양한주 독일 보훔대학 교수와 하이너 펠트호프씨, 그리고 오정희 등의 단편을 묶은 '한국현대단편선'을 영어로 옮긴 성균관대 존 홀스타인 교수가 언어 부문별 번역상을 수상했다.
신인상 수상자로는 영어 김제인(28)·지예구(26), 프랑스어 이아람(31), 독일어 마이케 질(31), 스페인어 파로디 세바스티안(29), 러시아어 박모란(25), 중국어 왕염려(37), 일본어 후루카와 아야코(36)씨가 뽑혔다. 박민규의 단편 '아침의 문'을 독어로 번역한 마이케 질은 "함부르크에 살던 중학생 시절 한국인 친구가 초코파이를 선물해 포장지 뜻을 읽다가 한국을 사랑하게 됐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상금 대상 2만달러, 번역상 1만달러, 신인상 50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