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충북 보은군 보은읍 삼산리 권영관(83)씨의 집에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6·25전쟁에 참가했던 보은지역 동료 참전용사와 이들을 도와주고 있는 '중부경제인지역봉사연대' 회원들이었다. 회원들은 권씨 집에 들러 생활형편을 물어보고 얼마 전 수리해준 주택상황을 꼼꼼히 살펴보았다. 권씨는 "아내와 함께 외롭게 살고 있는데 봉사단원들이 집도 고쳐주고 생활용품도 전달해줘 너무 고맙다"고 말했다.
중부경제인지역봉사연대 회원들은 이날 보은읍 내 한 식당에서 권씨를 비롯한 25명의 참전유공자를 초대해 맛있는 점심식사도 대접했다. 6·25 때 서부전선에 배치돼 평양을 거쳐 압록강까지 밀고 올라갔던 서재원(85·보은군 산외면 신정리)씨는 "오랜만에 참전용사들을 만나 즐겁고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며 "따스한 자리를 마련해준 봉사단원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봉사단원들은 참전용사들에게 새로 구입한 태극기도 일일이 나눠줬다.
중부경제인지역봉사연대는 대전·충북·강원 등 3개 시·도 11개 시·군·구에 40여명의 회원을 두고 3년 전부터 6·25 참전용사들을 돕기 위해 다양한 운동을 벌이고 있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 등 북한의 위협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국가를 위해 희생한 분들에 대한 사회적 책임감을 일깨우기 위해 사회지도층은 물론 일반 국민의 자발적 시민운동을 유도하자는 취지다. 모임에 가입한 회원들은 전문직과 자영업 등에 종사하는 중장년층이며, 각자 형편 닿는 대로 회비를 내거나 노력봉사를 통해 참전용사들을 돕고 있다.
회원들은 우선 참전유공자 가운데 혼자 또는 부부만 외롭게 생활하고 있는 경우와 조손(祖孫)가정을 찾아내 손자녀 학자금 지원과 도배·장판교체·지붕개량 등 집수리를 해주고 있다. 지난해 12월 89가구의 조손가정에 2700만원의 학자금을 지원했고, 옥천·보은·영동·청원 등 충북지역을 시작으로 회원들이 직접 공구를 지참하고 나와 가옥수리 봉사도 실시하고 있다.
김용우(68) 중부경제인지역봉사연대 중앙회장은 "2004년 부시 전 대통령의 관심 속에 비영리 민간단체들이 주도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한 미국의 참전용사 후원 프로그램을 보고 봉사활동을 구상하게 됐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다음달까지 각 시·군별로 참전유공자 초청 오찬행사를 열고 낡은 태극기를 새 것으로 바꿔주는 캠페인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참전용사들은 대부분 80세를 넘긴 고령이면서 사회의 무관심 속에 방치된 채 어렵게 생활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이 분들에게 자그마한 도움을 주기 위해 힘 닿는 데까지 열심히 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