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교사에게 "첫 경험 언제?"
학생들이 동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대상도 주로 여성 교사들이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되는 '개념 없는 중딩들'이란 동영상에선 학생들이 30대로 보이는 여성 교사에게 "첫 경험은 고등학교 때 하셨죠?" "생리 시작한 날은 언제예요?"라고 물으며 즐거워한다. 교사는 당황하지만 학생들은 연이어 "초경" "첫 경험"이라고 외치고, 한 남학생은 "가까이서 보니까 진짜 예쁘네"라고 말한다.
부산의 중학교에서 3년째 일하고 있는 한 여성 교사는 작년 2학기 중간 고사에서 커닝을 하는 2학년 학생을 적발했다. 평소 다른 학생들의 돈을 빼앗는 등 문제를 일으키는 그 학생이 같은 반의 공부 잘하는 학생을 협박해 답을 쓴 쪽지를 건네도록 한 것이다.
교사는 그 학생의 손에 들린 쪽지를 보고 "쪽지를 내놓으라"고 했지만 학생은 "에이씨~ 아무것도 아니다"고 거절했다. 교사가 여러 번 추궁해도 학생은 두 눈을 부라리며 부인만 했다.
이 교사는 "학생들은 여성 교사들을 만만하게 보고 커닝도 여성 교사들 시간에 주로 한다"며 "그 학생 키가 180㎝에 가까울 정도로 덩치가 커 지도할 때 상당히 위협적이었다"고 말했다.
◆일부 학부모 "젊은 네가 뭘 안다고 지도하나"
지난달 하교 시간에 경기도의 한 중학교 교무실에 학부모가 급하게 찾아왔다. 이 학부모는 "그 X(담임 교사) 어디 있느냐. 나오라고 해라"고 소리를 질렀다. 동료 교사들이 학부모에게 "왜 그러시냐"고 물으니 "젊은 X이 우리 애 담임이라는데, 반성문을 하도 쓰라고 해서 애가 팔이 아프다고 난리다"라고 했다.
작년 첫 발령을 받은 여성 교사(26)가 친구들 돈을 뺏고 수업 시간에 돌아다니는 1학년 학생에게 반성문을 여러 번 쓰게 한 것이었다. 결국 이 학부모는 그 여성 교사를 만나 "젊은 네가 애를 낳아봤나 키워봤나. 뭘 안다고 우리 애를 지도하려고 하나. 애가 너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죽겠다고 한다. 가만히 안 두겠다"고 했다.
이처럼 많은 여성 교사들이 '봉변'을 당하고 있는데도 학생들을 통제할 수단이 마땅치 않다. 미국 등 다른 나라에도 여성 교사가 많지만, 우리나라처럼 일방적으로 학생에게 당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한국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미국은 문제가 심각한 학생을 교내에 상주하는 경찰에게 넘기도록 하는 등 강력한 시스템을 운영한다"면서 "학교에서 여성 교사가 학생들에게 폭행당하는 일은 어떻게 해서든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