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주한미군이 반환한 미군기지 주변지역의 토양·지하수가 유류(油類)와 유해 중금속 등으로 광범위하게 오염된 것으로 환경부 조사 결과 밝혀졌다. 오염된 토양은 조사대상 16개 미군기지 중 15개 기지(94%)의 주변지역에서 20t 덤프트럭 5351대 분량인 6만2956㎥(흙 1㎥는 약 1.7t)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하수는 조사대상 61개 지점 중 28곳(46%)에서 기름성분과 각종 독성물질이 환경기준을 최고 64배 초과해서 검출됐다. 정부는 기지 내 유류 저장고 등에서 흘러나온 오염물질이 기지 내부를 오염시킨 뒤 땅속에서 번져 기지 밖까지 오염이 확산된 것으로 분석했다. 미군기지 주변지역의 환경오염 실상이 우리 정부 조사로 드러난 것은 처음이다. 이 조사는 지난 2006년 제정된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 특별법'에 따라 실시된 것이다.
22일 본지가 입수한 환경부의 '반환 미군기지 주변지역 환경기초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 소속 한국환경공단은 2009~2010년까지 2년간 '캠프 시어즈' 등 경기도 소재 16개 미군기지 주변지역에서 토양·지하수 오염 여부를 조사했다.
미군기지 경계선에서 100m 이내 지점에 관정을 뚫어 지하수 오염 여부를 조사한 결과, 16개 기지의 지하수 61곳 가운데 28곳(10개 기지)에서 석유계총탄화수소(TPH·기름 성분)와 발암물질인 카드뮴·비소·납·PCE(테트라클로로에틸렌)·6가크롬 등 각종 유해 화학물질이 환경기준을 초과해서 검출됐다.
캠프 에세이욘 주변 지하수의 경우 정화 기준(1L당 1.5㎎ 이하)의 64.5배인 96.8㎎의 TPH가 검출됐고, 캠프 라과디아·캠프 시어즈·캠프 님블 등에서도 TPH 농도가 정화 기준의 30배를 넘었다. 캠프 시어즈의 경우 조사대상 지하수 9곳 중 8곳에서 카드뮴·비소·납 같은 유해 중금속이 지하수 생활용수 기준을 2~4배 초과해서 검출됐다. 이 중 1곳에서는 신경독성과 장기 손상 등을 일으키는 페놀이 환경기준(L당 0.005㎎)의 39배 넘는 농도로 검출됐다. A지자체 관계자는 “작년부터 올 3월까지 환경부로부터 기지별 오염조사 결과를 순차적으로 건네받아 (반환된 기지 내·외부의 정화를 책임진) 국방부에 정화 조치를 하도록 요청했다”며 “지하수 오염이 지금도 진행 중일 가능성이 커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하수 오염의 원인이 되는 토양 오염도 심각했다. 16개 기지 중 ‘자유의 다리’를 제외한 15개 기지 주변지역 3만6610㎡가 TPH와 각종 휘발성유기화합물질(VOCs·신경 독성 등을 일으키는 화학물질) 등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관계자는 “15개 기지 주변지역 토양이 오염된 것은 기지 내부의 오염물질이 땅속에서 번지면서 기지 바깥으로 흘러나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