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상기

"2군의 이대호요? 분에 넘치는 별명이죠. 그냥 '2군 홈런왕' 정도로 해주세요."

모상기(24)는 프로야구 삼성의 '6년차 신인'이다. 2006년 입단했지만 2008년 단 두 경기를 뛴 게 1군 무대의 전부였다. 2009~2010년은 상무 선수로 군복무를 했다.

그는 올해 2군 리그에서 비로소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타율 0.328, 15홈런, 55타점. 팀의 외국인 타자 라이언 가코가 부진해 얼마 전 2군으로 내려가면서 모상기에게 기회가 왔다. 14일 1군 무대를 밟았고, 17일 KIA전에서 상대 에이스 트레비스를 상대로 첫 홈런(1점)을 뽑았다. 21일 한화전에선 7번 타자 겸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3―2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던 8회말에 한화 구원투수 박정진을 공략해 2점홈런을 쳤다. 22일 한화전에서도 2루타 2개를 쳤다. 8경기에서 친 안타 5개 중 홈런이 2개이고 2루타가 3개다.

삼성 팬들은 키 193㎝, 몸무게 100㎏의 당당한 체격을 가진 모상기를 두고 "차세대 오른손 거포가 나타났다"며 반기고 있다. 모상기의 등번호 49번은 예전 삼성에서 뛰었던 마해영의 등번호이기도 하다. 마해영은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 이승엽(현 오릭스)과 삼성의 우승을 이끌었던 오른손 강타자. 2008년까지 69번을 달고 뛰었던 모상기는 상무 전역 후 49번을 물려받았다.

삼성의‘6년차 중고 신인’모상기는 1군에서 오른손 거포로서 자신의 입지를 굳히는 것이 목표다. 모상기가 22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1회 2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모상기는 "안타를 많이 쳐서 타율을 높이는 것도 좋지만, 류중일 감독님이 바라는 대로 장타자 역할에 충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순철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모상기는 스윙 파워가 발군"이라며 "1군에서 최대한 버티면서 적응하면 대형 타자로 성장할 재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테크닉이다. 본인도 아직 테크닉이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는 "최근에 제 타격 장면을 나중에 봤더니 세게 치려고만 하더라"면서 "1군 투수들은 2군 투수와는 수준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모상기는 신일고 시절 4번 타자로 뛰며 거포의 재질을 보였다. 동기 김현수(두산)가 3번 타자였다. 프로 무대 출발도 모상기(2006년 삼성 2차 지명)가 김현수(2006년 두산 신고선수)보다 나았다. 하지만 김현수가 2008년부터 '타격 기계'로 이름을 떨친 반면 모상기는 거의 2군 붙박이 신세였다. 2008년에 어렵사리 나섰던 1군 두 경기에서도 모상기는 5타수 무안타에 삼진 4개에 그쳤다. 헛스윙을 하도 많이 해 '선풍기 아니냐'는 비웃음을 샀다. '상대 포수가 감기 걸렸겠다'는 얘기까지 들어야 했다.

한때 야구에 대한 회의에 빠졌던 그는 상무에 입대하고 나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자세로 타격을 가다듬었다. 2009년까지 삼성 수석 코치였던 한화 한대화 감독은 "모상기가 전역 후에도 2군에서 열심히 하더니 많이 컸다"고 말했다.

모상기의 꿈은 이만수·김성래·마해영·심정수로 이어지다가 명맥이 끊어진 삼성의 오른손 거포 자리를 잇는 것이다. 장차 롯데 이대호를 뛰어넘고 싶다는 야망도 비쳤다. 그는 "배고픔 속에 기회를 잡았다"면서 "타석마다 '난 방망이가 아니면 죽는다'는 각오로 하겠다"고 말했다.

☞모상기

1987년 1월 3일생
화계초-신일중-신일고-삼성
키 193㎝·몸무게 100㎏
2006년 삼성 2차 6라운드 47순위, 2군 남부리그 타점상
2008년 2군 남부리그 최다홈런
2011년 퓨처스리그 타율 0.328, 15홈런, 55타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