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루탄·방패·헬멧….
과거 북한에 없던 시위 진압용 장비들이 최근 중국에서 북한으로 대거 반입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랴오닝성 선양(瀋陽) 등지에서 중국 상인들을 통해 시위 진압부대가 사용할 최루탄·헬멧·방패 등을 대량으로 사들였다. 방탄조끼와 시위대 차단용 장애물 등의 구입도 타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북한은 작년 말 대규모 주민 소요 가능성에 대비해 각 도(道)·시(市)·군(郡)마다 폭동 진압 경찰 조직인 '특별 기동대'를 신설했다. 북한은 이번에 확보한 진압 장비를 특별 기동대에 우선 지급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별 기동대는 역(驛)광장·시장·학교·공원 등 시위가 발생할 수 있는 장소별로 적합한 시위 진압 방법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찰서 앞에서 벌어질 시위 대비 훈련에 집중했다고 한다.
대북 소식통은 "화폐개혁 실패 이후 주민들의 '생계형 저항'이 점점 집단적인 경향을 띠고 있다"며 "주민들이 경찰서 등 관공서에 몰려와 시위를 하다가 폭력적으로 변하는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 북한 당국은 특수기동대를 만들고 시위 진압 장비를 사들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 북한 권력은 100만명 이상이 굶어 죽은 '고난의 행군' 막바지인 1998년 황해제철소에서 공장 간부들이 노동자들의 식량 해결을 위해 자재를 반출하다 처형당한 사건과 관련, 노동자들이 집단 항의하자 탱크를 동원해 무자비하게 진압했었다.
안보부서 당국자는 "북한이 화폐개혁 실패와 중동 민주화 바람 등이 겹친 상황에서 실제 주민들의 폭동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이 중국과 황금평·나선시 공동 개발에 착수하는 등 일부 개방 움직임을 보이는 가운데 내부 단속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란 분석도 제기된다.
주민 시위에 대비하는 북한의 움직임은 지난 4월 북한군 작전국장 출신인 리명수 대장이 신임 인민보안부장에 발탁된 이후 본격화됐다. 정부 소식통은 "리명수가 국방위 행정국장(공안 담당)을 맡았을 때 후계자 김정은이 행정국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다는 첩보가 있다"며 "리명수는 김정은 최측근으로 분류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중국이 무장 경찰 운영의 노하우를 북한에 전수해 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