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상이 다시 보인다. 박태환(22·단국대)이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레라에서 열린 국제그랑프리 수영대회 3관왕에 올랐다. 박태환은 19일 자유형 200m 결선에서 1분45초92로 1위를 하며 전날 자유형 100m와 400m 우승에 이어 세 번째 금메달을 걸었다.

박태환이 19일 산타클레라 국제그랑프리 수영대회 자유형 200m에서 1위를 하고 시상대에서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박태환이 작년 11월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7개월 만에 다시 나선 공식 경기였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세계선수권대회(중국 상하이)를 대비해 그동안의 훈련 상황과 실전 감각을 점검한 결과 기록, 경기 운영, 기술 보완 모두 순조롭게 풀려가고 있음을 확인했다.

◆편안한 레이스…자신감 얻어

2007 세계선수권, 2008 올림픽 자유형 400m 우승자였던 박태환은 2009 세계선수권에서 노메달에 그쳤다가 작년 아시안게임 3관왕으로 명예 회복을 했다. 올해 들어선 호주 브리즈번에서 마이클 볼 코치의 지도로 13주 동안 물살을 갈랐고, 최근 3주일은 멕시코의 고지대(산 루이스 포토시)에서 산소 섭취능력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강도 높은 훈련을 끝낸 직후라 피로감이 가시지 않은 상태였는데도 이번 그랑프리에서 수준급의 성적을 냈다. 그의 자유형 400m 기록은 2011년 세계 랭킹 3위, 자유형 200m는 세계 랭킹 4위에 해당한다.

두 종목 모두 레이스의 안정감이 돋보였다. 첫 50m와 마지막 50m를 뺀 구간별(50m) 기록 차이가 0.06~0.63초에 불과했다. 이처럼 일정 수준 이상의 속도를 고르게 유지했다는 것은 기본 기량이 그만큼 탄탄하다는 뜻이다. 자유형 200m와 400m의 마지막 50m 스퍼트는 작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보다 각각 0.1초, 0.52초 빨랐다.

◆돌핀킥 보완해 스피드 강화

박태환은 이번 그랑프리 자유형 100m에선 48초92로 들어와 미국의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49초61)를 따돌렸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세웠던 개인 최고 기록(48초70)과 별 차이가 없다.

물론 박태환과 펠프스에게 단거리인 100m는 주 종목이 아니다. 올해 세계 랭킹으로 따져도 20위를 넘어간다. 하지만 박태환이 스프린터로서의 역량을 키워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돌핀킥(dolphin kick)도 눈여겨볼 만하다. 돌핀킥은 스타트 직후, 또 매 50m 턴을 하고 나서 잠수를 한 채 두 발을 붙이고 아래위로 흔들며 추진력을 얻는 기술. 돌고래가 헤엄치는 동작과 비슷하다. 펠프스가 현 세계 최고의 돌핀킥 명수이다. 펠프스처럼 파워 넘치는 돌핀킥으로 잠영(潛泳)을 하면 물살의 저항을 덜 받아 유리하다.

박태환은 그동안 실전에선 스타트 이후 돌핀킥을 3회쯤 했는데, 이번엔 4~6회로 늘렸다. 턴 이후의 돌핀킥은 2~3회로 예년과 비슷하다.

박태환은 20일 산타클레라 그랑프리 개인혼영 200m에 출전하고 호주로 돌아가 본격적인 스피드 강화훈련에 들어간다. 박태환은 "마무리 훈련만 잘하면 세계선수권에서 다른 선수들과 좋은 경쟁을 할 수 있는 완전한 몸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