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7일 금강산 관광 재개를 압박하기 위해 다시 협박 카드를 꺼냈다. 북한은 이날 현대아산 등 금강산에 부동산이 있는 남측 업체들에 "30일까지 금강산에 들어오라"고 통보했다.
'금강산 국제관광특구 지도국 대변인'은 조선중앙통신에 발표한 '통고'를 통해 "동결·몰수된 재산들의 처리 문제를 협의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금강산 관광과 관련한 북한의 위협은 올해 들어서만 네 번째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의 관광 재개 협박은 2008년 7월 우리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이후 반복되는 패턴"이라며 "이번엔 민간 업체들을 불러 협박이든 구걸이든 하겠다는 의도"라고 했다.
북한은 작년 3월 25일에도 우리 업체 관계자 30명을 금강산으로 불러 '부동산 조사'를 실시한 뒤 부동산 몰수·동결을 선언(4월 23일)했다. 이산가족면회소 등 몰수된 정부 부동산은 1242억원(건설비 기준) 규모이고, 동결된 민간 부동산이 호텔·골프장 등 2923억원어치다.
북한은 이후 틈만 나면 관광 재개를 요구했다. 연평도 포격 도발 이튿날일 작년 11월 24일에도 북한은 "남조선 당국이 진정 북남관계 개선에 관심이 있다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탁(테이블)에 나와야 한다"고 했었다. 그러다 지난 4월 8일 현대아산의 금강산 관광 독점권을 취소한다고 발표했고 지난달 31일엔 금강산에서 독자 주권을 행사하겠다는 내용의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을 채택했다.
정부 소식통은 "이번에 업체들을 소집한 것도 최근 조치들의 연장선상에 있다"며 "'동결' 상태인 민간 소유 부동산을 빼앗아 독자 관광을 하겠다고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은 금강산 관광사업을 독자 운영할 능력이 없다. 1998~2008년 금강산을 찾은 193만4662명 중 외국인은 1만2817명으로 1%도 안 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외국인에게 금강산 관광은 오지탐험이나 마찬가지"라며 "한국 관광객 없는 금강산 관광은 사업성이 없다"고 했다.
특히 금강산 지역에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시설을 현대아산이 지어 운영 중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우리가 발전소 키만 뽑아 와도 금강산 전역에 전기가 안 들어간다"고 했다. 금강산 최대 투자업체인 현대아산 관계자는 "북측 요구에 응할지 아직 입장 정리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