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베트남은 명목상 전 세계 몇 안 되는 공산주의 국가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지만 1970년대부터 육상과 해상 곳곳에서 크고 작은 분쟁을 빚은 껄끄러운 이웃이기도 하다.

1978년 말 베트남이 캄보디아를 공격해 크메르루주 정권을 몰아내자 중국은 이를 구실로 이듬해 베트남을 침공했다. 당시 침공은 국경지대에 국한됐고 유엔 안보리와 옛 소련 등의 철군 촉구로 중국의 베트남 점령은 오래가지 않았다.

반면 난사군도(南沙群島)를 비롯한 남중국해에서의 분쟁은 실질적인 이권이 개입된 탓에 분쟁의 역사도 길고 골도 깊다. 중국은 1974년 1월 통일 이전의 남베트남 해군을 공격해 중국 영토와 비교적 가까운 시사군도(西沙群島)를 점령했다.

그러자 베트남은 통일 직후인 1975년 5월 난사군도의 일부 섬을 점령해 이 일대 영유권을 주장했다.

이후 큰 충돌이 없던 양측은 1988년 3월 중국이 기상관측을 명목으로 난사군도 6개 섬을 침공하면서 다시 긴장이 고조됐다. 결국 그해 5월 양측 해군 간에 교전이 일어나 베트남 군함 3척이 침몰하고 베트남 해군 70여명이 사망했다.

한동안 잠잠하던 중국은 1992년부터 난사군도를 자국 영토에 편입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해 2월 난사군도를 중국 영토·영해에 포함시키는 영해법을 발표했고 7월엔 난사군도의 10여개 지역에 대규모 병력을 파견해 이 일대가 자국 영토임을 나타내는 표지판을 설치했다. 양측은 외교성명 등을 통해 신경전을 벌였지만 무력충돌은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