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인생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이 아이는 네가 사물을 넓은 시각에서 볼 수 있도록 하고 정말 중요한 것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줄 거야. 이 아이는 너의 세계를 넓혀주고 네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새롭게 느끼게 해 줄 거야."
미국 공화당의 유력 대통령 후보로 떠오르고 있는 세라 페일린(47)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다운증후군을 갖고 태어난 막내아들 '트리그(Trig)'를 낳기 직전에 쓴 이메일이 공개됐다. 이 덕에 그에 대한 미국민의 평가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페일린은 2008년 4월 다섯째 아이인 트리그를 낳기 2주 전 '트리그의 창조주,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페일린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쓴 다음 가족과 가까운 친구들에게 이메일로 보냈다. 페일린은 "트리그는 염색체가 한 개 더 있다는 것 말고는 다른 점이 없다. 의사는 이를 다운증후군이라고 부를 것"이라고 썼다. 그는 "다운증후군을 지닌 아이들에겐 어려움이 있지만 네가 상상한 것보다 훨씬 큰 즐거움과 사랑을 가져다줄 것이다. 내가 곧 이를 증명할 것"이라고 썼다. 이어 "'트리그'라는 이름은 '진실' 또는 '용감한 승리'라는 뜻을 갖고 있다"면서 "이 아이는 너에게 진실하고 용감한 승리가 무엇인지 알려줄 것"이라고 적었다. 또 먼저 낳은 네 자녀 '트랙·브리스톨·윌로우·파이퍼'를 언급한 뒤 "트리그는 다른 아이들이 그랬던 것처럼 엄마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이라고 했다.
페일린이 쓴 이런 편지가 있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지만 극히 일부만 공개됐었다. 이 편지는 트리그가 실제로는 페일린의 미혼 딸 브리스톨이 낳은 아이라는 인터넷상의 소문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또 지지자와 반대자가 극단적으로 갈리는 논쟁적 정치인인 페일린의 인간적 면모가 나타남에 따라 그의 대선 가도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페일린의 이 이메일은 지난 10일 알래스카 주정부가 언론의 요구를 받아들여 공개한, 그가 주지사로 재직하던 2006년 12월부터 2008년 9월까지 21개월간 공식 이메일 계정을 통해 주고받은 1만3400여통, 2만4000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 가운데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