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13일 "대통령과 지금 우리 사회, 우리 국민에게 닥친 삶의 위기에 대해 진실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면서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안했다. 손 대표는 의제에 대해 "반값 등록금뿐 아니라 물가, 일자리, 전·월세, 저축은행 부실, 가계부채"등 민생 문제를 주로 꼽으면서 한·미 FTA 및 노사분규 등도 논의할 뜻을 비쳤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에 대해 "진정성 있는 대화라면 환영한다. 민생을 걱정하면서 대화를 제안했는데 이러고 저러고 토 달 이유가 없다"면서 회담 수용의사를 밝혔다고 김효재 정무수석이 전했다.

이 대통령과 손 대표의 회담 테이블에 제일 먼저 오르게 될 반값 등록금 문제는 열흘 넘게 거리의 촛불을 밝히더니 이제 가두(街頭) 투쟁의 단계로 넘어가려 하고 있다. 여야가 '반값 등록금'이라는 귀에 솔깃한 말을 경쟁적으로 꺼내 놓고 그것을 실천에 옮길 방안은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과 손 대표가 조속히 머리를 맞대고 시급성(時急性)을 기준으로 국가 현안 가운데 당장 해야 할 일과 뒤로 미뤄야 할 일의 순서를 정해 국민에게 그 사정을 설명하지 않으면 반값 등록금뿐 아니라 다른 민생현안들도 하나 둘 거리로 뛰쳐나가게 될지 모른다.

이 대통령 입장에서 임기 막바지 국정(國政)이 내년 두 차례 선거 바람에 떠밀려 가는 것을 막으려면 여당과의 협조 못지않게 제1 야당 대표이자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인 손 대표와도 최소한 상호신뢰의 바탕은 다져 놓아야 한다. 그것이 개별 정책현안에 대해 손 대표와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 이상으로 중요하다.

손 대표 역시 대통령과의 회동을 대선 도전을 위한 입지를 굳히는 데 당장 활용하겠다는 짧은 생각을 넘어서야 한다. 손 대표가 실현 불가능한 요구 조건들을 들이밀어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넣는 모양새를 취하면 촛불세력들의 박수를 받아 야권 대선 후보가 되는 데는 보탬이 될지 모른다. 그러나 내년 12월 대선은 정부가 무슨 사업을 벌이든 결국 그것은 국민에게 세금 청구서가 돼 날아온다는 걸 잘 알고 있는 중산층이 누구의 말을 믿어주느냐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 대통령과 손 대표는 상호간에 좀 더 멀리 내다보는 자세로 회담에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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