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등록금 문제를 둘러싼 여·야 정치권의 무책임한 행태에 대해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비판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국정(國政)을 장난치듯 한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민주당은 지난달 22일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가 반값등록금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이후 속도전을 벌이듯이 반값 등록금 정책의 수위를 높여 왔다. 교육에 대한 장기 비전 아래 정밀한 검토나, 제대로 된 회의 한 번 없이 졸속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는 가운데 학생들과 재야·시민단체들은 10일 대학 동맹휴업 및 대규모 촛불시위를 벌이기로 해, 정치권에 대한 압박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의 황우여(앞줄 가운데) 원내대표와 이해봉(앞줄 오른쪽) 전국위 의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일부 단체와 인사들은 이번 등록금 문제를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처럼 끌고 가려는 듯한 모습도 보이고 있다.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은 "따져보지도 않고 결론부터 내버린 여당의 자세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면서 "촛불집회 같은 곳에 야당 지도부라는 사람들이 가는 것은 국민의 대표이기를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오른쪽 두 번째)가 9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전국 대학교 총장들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맨 오른쪽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한동대 김영길 총장.

중앙대 장훈 교수는 "정치권은 표에 눈이 멀어 국가 고등교육에 대한 단기 비전조차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국정의 중심을 잡아야 할 집권당이 먼저 불을 질렀으니 집권당이기를 포기한 것이고, 야당도 10년이나 집권해본 사람들이 재원대책도 없이 그러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라면서 "지금은 정치퇴보가 아니라 정치포기의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