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연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가 탄생한다. 프로축구 전남 관계자는 9일 "대승적인 차원에서 지동원의 선덜랜드 이적에 동의하기로 했다"며 "연봉 9억원 수준에 이적료는 100만~130만달러(약 11억~14억원) 사이에서 결정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만 20세 1개월인 지동원이 선덜랜드 유니폼을 입으면 2009년 만 21세에 볼턴으로 이적한 이청용을 제치고 국내 선수 중 가장 어린 나이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밟게 된다. 2005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며 1호 프리미어리거가 된 박지성 이후 이영표 설기현 이동국 김두현 조원희 이청용에 이어 8번째 진출이다.

지동원의 이적료는 이청용(약 41억원)과 기성용(약 36억원)이 각각 볼턴과 셀틱으로 갈 때 받은 이적료와 비교해 턱없이 적은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동원이 전남과 계약 당시 삽입한 '바이아웃' 조항 때문이다. '바이아웃'은 선수 영입을 원하는 구단이 일정 금액 이상의 이적료를 제시하면 원소속팀의 동의 없이 선수를 데려갈 수 있는 조항이다.

지동원의 바이아웃 금액은 '헐값'인 75만달러(약 8억원)로 알려졌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지동원과 2013년까지 재계약한 전남은 당시 A매치 경력이 없던 지동원의 해외 진출 가능성을 낮게 보고 바이아웃 조항을 두었다.

하지만 지동원이 지난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맹활약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선덜랜드와 볼턴 등이 '값싼' 지동원에 매력을 느끼고 현지 에이전트를 통해 활발히 영입 작업을 벌였다.

전남은 유스팀부터 키워낸 '메이드 인 전남' 지동원을 보낼 수 없다고 했지만 막을 명분이 없었다. 선덜랜드는 지동원에게 책정된 바이아웃 금액의 1.5배 가량을 쳐주니 성의를 보였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전남은 자신들이 정한 계약 조항에 발목이 잡힌 것이다.

약관(弱冠)의 나이에 꿈의 무대를 누비게 된 지동원은 제주 추자도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에서 장거리 육상선수로 뛰던 지동원은 5학년 때 우연히 제주도 축구대회에 참가했다가 인생이 바뀌었다. 이후 전남이 지원하는 광양제철고로 스카우트된 지동원은 초고교급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지난해 프로에 진출해 첫 시즌 8골 4도움을 기록한 지동원은 아시안게임·아시안컵을 거치며 A대표팀과 올림픽팀의 주축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

지동원이 활약할 선덜랜드는 잉글랜드 북동쪽의 선덜랜드 시티를 연고로 한 팀으로 1879년 창단해 6차례 1부리그 정상에 오른 유서 깊은 팀이다. 2010~2011 프리미어리그에선 10위(12승11무15패)를 기록했다.

지난 7일 한국과 경기를 치른 아사모아 기안(가나)이 10골로 지난 시즌 팀 내 최다 득점자다. 전체적으로 공격수 기근에 시달리고 있어 지동원에겐 좋은 조건이다. 대표팀과 클럽에서 기안과 함께 뛰는 설리 문타리(선덜랜드)는 한국과 평가전에 앞서 "지동원이 잘한다면 기안도 밀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팀의 지휘봉을 잡고 있는 스티브 브루스 감독이 '친한파(親韓波)'라는 점도 긍정적이다. 위건 사령탑이던 2009년 조원희를 영입한 브루스는 한국 선수들의 성실성을 높이 사는 감독이다.

19·23일 요르단과 올림픽 2차 예선에 나서는 지동원은 26일 강원과의 경기에서 K리그 고별전을 치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