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마트폰 사용량 검사에 투자보고서는 이메일로
- 일 못하는 직원에게는 '나가주세요'

미국 투자은행이자 증권사인 모간스탠리가 직원들에게 지급한 스마트폰 '블랙베리' 사용량도 감시할 태세다.

이뿐만이 아니다. 직원들의 출장 경비 내용도 더 꼼꼼히 들여다보고 고객들에게 우편으로 종이 투자보고서를 받는 대신 이메일로 보고서를 받아보도록 요청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회사 경비를 절감하기 위해서다.

루스 포랫(Porat) 모간스탠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7일 열린 '도이치뱅크 글로벌 파이낸셜 서비스 콘퍼런스'에서 45분간 다양한 비용 절감 방안들을 내놓았다. 원래 이 세션은 모간스탠리가 향후 수년간 어떻게 이익을 증대할 것인지를 설명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이 시간은 새로운 매출 창출에 대한 창의적인 논의 대신 어떻게 하면 돈을 조금이라도 덜 쓸 수 있을까 하는 방법들로 채워졌다.

모간스탠리의 목표는 2012년까지 약 5억달러(약 5500억원)의 경비를 줄이고 2014년까지는 10억달러를 절감하는 것이다.

이미 올 초부터 3개월간 씨티그룹과 합작 형태로 보유한 자산관리 계열사인 모간스탠리스미스바니의 재무설계사 중 300명을 내보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지난 3월말 기준으로 모간스탠리스미스바니에는 1만7800명의 재무설계사가 고용돼 있다. 1년 전보다 2% 줄었지만 여전히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규모다. 경쟁사인 BAC.N 메릴린치(1만5695명)보다 2000여명 더 많다.

당초 모간스탠리는 재무설계사 고용 규모를 1만7500~1만8500명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이날 콘퍼런스에서 포랫 CFO는 추가 인력 감축을 예고했다. 로이터 통신은 "제임스 위긴스 모간스탠리 대변인은 구체적인 감원 규모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지만 업무 성과가 좋지 않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인력을 더 줄일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투자은행과 트레이딩 부문에는 당분간 감원 칼바람이 불지 않을 듯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전체 6만2000명의 직원 중 일부 감원이 예상되지만 투자은행과 트레이딩 부문은 당분간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모간스탠리는 2008년 월스트리트를 뒤흔든 금융위기 당시 큰 타격을 입었다. 다행히 다음해 채권거래가 많이 늘어나 손실을 조금씩 만회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모간스탠리의 순이익은 47억달러로 골드만삭스가 벌어들인 순익의 절반보다 약간 많았다.

다만 모간스탠리의 주가는 시원치 않다. 올 들어 모간스탠리의 주가는 18% 떨어져 금융업종 전체의 하락률(7%)을 훨씬 웃돌았다. 금융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지난해 초 취임한 제임스 고먼 최고경영자가 얼마나 빨리 실적을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해 투자자들이 아직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WSJ는 "돈 한 푼에 벌벌 떠는 모간스탠리의 집착은 매출 증가율 둔화와 새로운 금융규제에 따른 비용 증가를 극복하기 위해 고전하는 많은 은행과 증권사의 상황을 잘 보여준다"고 전했다. 이미 웰스파고를 비롯한 상당수 은행도 비용 감축에 나섰으며 특히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지점 직원 수를 약 10%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