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석 성균관대 경영학부 3학년

754쪽 분량의 세계 2위의 전공서적. 이 책은 국내 사립대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읽어야 하는 필독서로 4년간 전체 3000쪽 이상을 읽어야 졸업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책의 저자는 활동이 매우 왕성해, 주변 권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쉼표도 마침표도 없이 매년 페이지 수를 늘리고 있다. 매년 늘어나는 책 무게에 등하굣길 대학생들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그렇다면 그 책의 내용은 어떨까? 책은 매년 새로 발간하지만 내용은 수년 전 것 그대로 변한 게 없고 세계 진출을 위해 출시한 영문판은 준비부족으로 영어나 전공 공부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아 독자들의 원성이 높다. 특이하게도 이 책의 독자들은 모두 공통된 착시현상을 호소하고 있는데 그것은 책 판매수입으로 늘 학교에는 새 건물이 신축되고 있는데도 이상하게 대학생들의 주거공간과 강의실은 점점 좁아져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올 초 정부는 전방위 물가안정대책을 내놨다. 동시에 기업들을 강하게 압박하며 적극 감시했는데 그 대상 가운데 대학은 쏙 빠진 것 같다. 등록금을 자기 쌈짓돈처럼 사용한 총장, 전입금과 장학금을 내놓지 않는 재단, 용처가 불분명한 수천억의 적립금을 쌓아놓고도 정작 학생들이 고통받을 때 구제 대신 물가보다 높은 인상률을 제시하는 대학 등이 바로 그 대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재 대학생들의 등록금 시위는 필연적 결과다. 누가 등록금 '반값'을 약속했는지 여부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 대학생들이 지켜보는 것은 누가 끝까지 이 문제에 집중해 해결하는가 하는 것이다. 본질적으로 ▲등록금의 합리적 인하 ▲장학금 확충 ▲부실대학 정리 ▲교육서비스 개선, 이 4가지 방향이 우리가 바라는 등록금 정책의 다른 이름이며 중장기적으로 고등교육 재원을 확대하고 대학 재정구조를 투명하게 만드는 일이 정치권이 제시해야 할 정책이다. 그래야만 포퓰리즘에 꼬리 잡히지 않고 등록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제 곧 대학 기말시험기간이다. 시험이 끝나면 방학이 오고 대학생들은 또 다음 학기 등록금 마련에 몸과 마음을 써야 한다. 바라건대 학생들 앞에 '피와 땀, 눈물과 수고'로 쓰인 등록금 책 대신 '꿈과 비전, 희망과 미래'의 언어로 쓰인 인생의 책이 놓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