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스터랩에 심취해 있는 35세 무명(無名) 투자자가 세계 3대 헤지펀드 수장을 넘어뜨렸다. 작년에만 50억달러를 벌어들인 '헤지펀드의 대부' 존 폴슨(Paulson) 폴슨앤컴퍼니 회장이 지난달 6%의 투자 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엔 공매도(空賣渡) 투자자이자 조사회사 '머디워터스(Muddy Waters) 리서치'의 대표인 카슨 블록(Block)의 역할이 컸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머디워터스는 지난 2일 폴슨이 2%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중국 목재 회사인 사이노포리스트(Sino-Forest)에 대해 '주가 하락에 내기를 걸었다'는 보고서를 냈다. 두달간 매달린 끝에 이 회사가 지난 5년간 일곱 차례의 증자를 했지만 여전히 재무제표상 9억2200만달러의 빈 곳이 보인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다. 보고서가 나온 직후인 지난 2~3일 이 회사 주가는 71%나 급락했다. 폴슨은 3억2500만달러의 손실을 봤다.

카슨 블록(왼쪽), 존 폴슨.

공매도는 주가 하락을 점친 투자자가 빌린 주식을 팔아서 예상대로 주가가 떨어지면 싼값에 되갚아 이득을 내는 투자기법이다. 블록은 작년 6월부터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을 대상으로 공매도를 한 뒤 부정적 보고서를 내 주가를 떨어뜨려 재미를 보고 있다. 블록이 부정적 보고서를 낸 5개 회사들은 44억달러의 시가총액이 날아갔다. 그는 "내 투자의 성공 원인은 월가(街)가 잘 모르는 중국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사건을 통해 블록 등 공매도 투자자들이 주가 조작을 한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블록 대표는 오히려 월가를 "저질 금융상품만 생산해내는 공장"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머디워터스 보고서의 작성 동기는 상업적인 것만은 아니다"며 "사이노포리스트는 현 금융체계에서 암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주가가 제로(0)가 될 때까지 보고서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등학교를 일본에서 다녔고, 미국 남가주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중국 상하이에서 머무르는 등 일찍부터 아시아에 관심을 가져왔다.